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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맨 그룹' 이안 배(Ian Pai)씨의 로열티 횡령혐의 피소 

이안 배 "공동 작곡, 음악감독 등 로열티 1억5천만 달러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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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25주년을 맞은 '블루맨 그룹'이 작곡가 이안 배(오른쪽 위)의 로열티를 가로챘나? Blue Man Group



뉴욕의 한국계 뮤지션 이안 배(Ian Pai, 47)씨가 오프 브로드웨이 히트쇼 '블루맨 그룹(Blue Man Group)' 제작사와 설립자 3인을 로열티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조각가 존 배(John Pai)씨의 아들인 이안 배씨는 최근 맨해튼의 뉴욕주 대법원에 블루맨그룹과 설립자 크리스 윙크(Chris Wink), 필 스탠튼(Phil Stanton), 맷 골드만(Matt Goldman) 등 3인을 상대로 미지급 로얄티를 비롯 1억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991년 11월부터 다운타운 아스터플레이스시어터(Astor Place Theater)에서 공연되어온  '블루맨 그룹'은 대머리에 파란색 얼굴로 분장한 3인의 배우가 나와서 벌이는 판토마임, 하이테크 음악, 미술, 코미디가 혼합된 멀티미디어 공연으로 25년간 세계 15개국에서 3500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Blue Man Group: Experience the Phenomenon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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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맨 그룹'의 창작자이며 오리지널 배우인 맷 골드만(왼쪽부터), 크리스 윙크, 필 스탠튼. Photo: Blue Man Group

  


이안 배씨는 고소장에서 1992년 작곡 부문 로열티 계약을 하면서 흥행수입 중 6%인 작곡가 로열티 중 크리스 윙크, 필 스탠튼, 맷 골드만 3인이 60%를 확보하며, 배씨는 13.47%의 지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5년엔 배씨에게 음악감독(Music Director) 타이틀을 주면서 주당 흥행 수입의 0.4%를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그런데, 이후 연 로열티가 감소해 의문을 갖고 있던 중 2014년 5월 자신의 로열티가 작곡가 로열티 풀 6%가 아닌 1%에서 13.47%를 받고 있었으며, 음악감독 로열티는 아예 받지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자신의 로열티를 의도적으로 깎아왔다는 사실에 대해 불평하자 3인은 만나주지도 않고 변호사를 통해 "이 시점에서 주는 대로 받는 것에 감사해야한다. 배씨의 곡을 앞으로도 쓸 것이지만, 향후 로열티를 계속 지불할 것이라는 약속은 할 수 없다"는 답을 보내왔다. 


배씨는 10년 이상 공연때마다 밴드 리더로 참가하면서도 창작업무에 전념하며, 재정 분야에선 손을 놓고 있었다. 세 친구들이 늘 배씨에게 정당하고, 넉넉하게 대우해줄 것을 다짐했기 때문에 배씨는 그것을 믿었다는 것. 이제 친구들에게 배반감을 느끼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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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1월 20일자 뉴욕타임스 리뷰에서 이안 배씨는 브라이언 디완, 래리 하이네만과 함께 블루맨그룹밴드로 소개됐다.



소장에 따르면, 이안 배씨는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쳤으며, 드럼 연주도 했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에서 무용수로 수련했으며,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음악, 미술, 무용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1989년 음악 경력이 거의 전무한 블루맨 그룹 3인과 만났다. 그리고, '블루맨 그룹'의 주요 곡 대부분을 공동으로 작곡했으며, 트레이드마크가 된 PVC 악기를 함께 창작했다. 또한, 블루맨 밴드를 조성해 공연 때마다 백밴드의 리더로 드럼을 연주하며 음악감독(Music Director)과 지휘자 역할 및 안무도 담당했다는 것.


또한, 미술 전공자로서 공연 초기에 밴드의 캐릭터, 의상, 메이크업을 창작했으며, 세트와 소도구를 칠하고, 무대 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디자인했으며, 모든 공연 장소의 로비 디자인도 맡았다. 배씨는 '블루맨 그룹' 프로그램 '플레이빌(Playbill)'에 래리 하이네만과 함께 'Artistic and Musical Collaborators'로 크레딧이 올려졌다. 공동 창작자 3인 바로 아래 위치다. 그리고, 보스턴(1995), 시카고(1997), 라스베가스(2000) 프로덕션에서도 초기부터 세트, 로비, 하우스, 스테이지를 맡았다고 소장에서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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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블루맨그룹 피고측은 그동안 이안 배씨는 주당 로열티로 연간 10만달러에서 20만 달러를 지불해왔다면서 배씨의 주장에 대해 "로열티 액수를 올리려는 뻔뻔한 시도"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배씨가 소송을 제기한 후로 배씨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엔터테인먼트 변호사들은 배씨가 서면 계약서도 없고, 공소시효(뉴욕주 3년)를 넘어섰지만, 블루맨그룹이 일방적으로 배씨의 로열티를 삭감해왔다면 승산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개 이런 케이스는 합의로 마무리 짓는다고.


이안 배씨와 변호인은 소장에서 '블루맨 그룹'은 연간 2억 달러, 이제까지 25년간 세계에서 1억-1억5천만 달러의 수입을 거두었으며, 윙크, 스탠튼, 골드만의 순 자산은 5천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2012년 포춘지에 따르면, 블루맨 그룹의 3인은 1991년 아스터플레이스시어터(299석) 공연 첫 3년간은 독립 프로듀서 2인이 저작권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1993년 3인이 블루맨그룹 프로덕션을 설립한다. 이들은 1991년 11월부터 1994년까지 1285회의 마라톤 공연을 했으며, 이후로는 배우들이 바뀌었다. 2012년 당시 '블루맨 그룹' 티켓 평균가($59)를 기준으로 매진될 경우 주당 수입은 354만 달러에 이른다. 


1969년 뉴욕에서 태어난 이안 배는 프랫인스티튜트 회화과를 졸업했다. 2012년 프랫인스티튜트 개교 125주년 행사에서 훌륭한 동문과 작품을 선정할 때 그는 '블루맨 그룹' 창단멤버이자 오리지널 드러머로서 'Top 125 Icons'와 'Most Admired 100'에 동시에 올랐다. 존 배(John Pai) 프랫인스티튜트 산업디자인과 교수가 부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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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25주년, 비언어극 '블루맨 그룹'은 세계로 진출한 글로벌 엠파이어가 됐지만, 소송도 잦았다.

 


블루맨 그룹은 제작진 내부에서 종종 고소를 당해왔다.


1994년 '블루맨 그룹'의 연출자 마를린 슈와츠(Marlene Swartz)가 블루맨 그룹 프로듀서들을 상대로 로열티 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뉴욕주 대법원은 15만8000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피고측은 슈와츠와의 계약 초안에 서명하지 않고, 미루었으며 슈와츠가 '연출자'가 아니라 '컨설턴트'였다고 주장했었다. 공연 당시 플레이빌엔 슈와츠가 Director로 명시되었으며, 이로써 슈와츠는 흥행 수입의 2%를 받아냈다. 


한편, 지난 1999년엔 작곡가 중의 한명인 브라이언 디완(Brian Dewan)이 블루맨그룹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가 공소시효가 지나 기각됐다. 지터(zither) 전문가인 브라이언 디완은 이안 배, 로렌스 하이네만(Laurence Heinemann)과 함께 블루맨 그룹의 삽입곡 9곡을 공동으로 작곡했으며, 지터 제작 드로잉, 다이어그램과 메모 등을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루맨그룹 설립자 3인이 작곡가들의 저작권을 대신 등록해주길 약속하며 기다렸지만, 결국 공소시효를 넘어가게 됐다.


또한, 지난해엔 블루맨 그룹의 어쏘시에이트 프로듀서 부부 아키에 키무라 토팔(Akie Kimura Topal)과 로날드 토팔(Ronald Topal)이 프로듀서 마코토 데구치(Makoto Deguchi)를 상대로 미지급 로열티 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블루맨그룹'의 오리지널 프로듀서인 데구치가 신작 뮤지컬 'Trip of Love'  타지 제작을 위한 여행에 흥행수입을 지출하며 자신들에게 지불하지않은 로열티 200-3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토팔은 뉴욕과 보스턴 공연 티켓 판매 및 머천다이징 수입의 5.5%를 받게되어있다는 것. 토팔 부부는 소장에서 데구치가 일본행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5,136), 그랜드하이얏호텔 속박)$2,024), 공연 관람($158), 그리고 식사($313)를 흥청망청 썼다면서 더 이상 지출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일본 무용수 출신 아키에 키무라 토팔은 1982년 뉴욕으로 이주, 헌터칼리지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1991년 블루맨그룹을 만나 어쏘시에이트 프로듀서가 됐다. 

 


Blue Man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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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푸른색 분장으로 진행되는 비언어극 '블루맨 그룹'은 1988년 크리스 윙크, 필 스탠튼, 맷 골드만이 센트럴파크에서 게릴라식 즉흥공연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람보 인형과 베를린 장벽 조각을 불태우는 '80년대를 위한 장례식(Funeral for the 80’s)'으로 M-TV 등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이듬해 이스트빌리지 P.S.122에서 공연되다가 라마마 E.T.C.로 옮긴 후 오프브로드웨이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오비상(Obie Awards)를 수상한다. 그리고, 1991년엔 아스터플레이스시어터(299석)에서 3인이 주연하는 'Blue Man Group: Tubes' 정식 공연을 시작, 오프브로드웨이의 히트쇼가 된다. 


1992 드라마데스크상(Drama Desk Award) 독특한 연극 체험(Unique Theatrical Experience) 부문상을 받았다. 1995년엔 보스턴, 1997년엔 시카고, 이후 라스베가스, 올란도, 베를린까지 전미, 15개국 세계 투어에 이르렀다.1999년 출반한 앨범 '오디오(Audio)'는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다. 오프브로드웨이 비언어극 '스톰프(Stomp)'와 한국의 비언어극 '난타(Cookin')'에도 영향을 주었다.


블루맨그룹은 레코딩 스튜디오와 리서치 및 개발 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9년 로어맨해튼에 예술을 위한 특수학교 블루 스쿨(Blue School)을 개설했다. 블루스쿨의 공동 창업자는 3인과 그들의 부인 등 6인이다. 현재 블루맨그룹의 대표는 크리스 윙크와 필 스탠튼이며, 2010년 맷 골드만은 블루스쿨 운영하고 있다. 공연 25주년을 맞은 올 봄엔 앨범 'Three'를 출반했으며, 가을엔 첫 도서 'Blue Man World' 출간할 예정이다. https://www.blueman.com



delfina.jpg *블루맨 그룹 작곡가 이안 배 로열티 소송 3백만 달러 이상 지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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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peryony 2016.08.02 06:21
    이런... 안타까운 일이네요. 돈이 뭐기에 ㅠ ㅠ
  • sukie 2016.08.02 12:22
    뮤지컬에서 왕은 작곡가이고, 연극에서는 희곡작가일텐데요. '블루맨 그룹'의 성공에 공헌한 공동 작곡가의 로열티 중 상당 부분을 가로챈 것으로 보여 씁쓸하네요. 믿었던 친구들에게 발등 찍힌 셈이예요. 탐욕의 끝이 어디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