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3935 댓글 2

이나카야 Inakaya 

카운터에서 즐기는 로바다야끼



IMG_8565-700.jpg



만원 지하철 정도는 아닐지라도 뉴욕 레스토랑의 대부분은 갑갑하다. 다닥다닥 테이블이 붙어있어서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는 물론 잘 들리고, 고객끼리 어깨가 부딪히기도 한다. 답답한 밀실같은 식당들이 운집한 맨해튼, 그것도 타임스퀘어 포트오소리티 역 인근에 과장한다면, '광장같은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게다가 볼거리도 풍부하다. 


지난해 문닫은 유엔 인근의 메구(MEGU)나 트라이베카의 엔 재패니즈 브라써리(EN Japanese Brasserie)처럼 널찍하다. 우아하지는 않을지라도.


뉴욕타임스 새 빌딩 1층의 천장도 높고, 널따란 일식당 이나카야(Inakaya, 田舍家)는 Robatayaki(炉端焼き:ろばたやき), 로바다야끼 즉, 즉석구이 전문 레스토랑이다. 1970년 도쿄 롯폰기에 오픈한 후 홍콩에 이어 2009년 뉴욕 지점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엔 아부다비 리츠칼튼 호텔 안까지 진출했다.



IMG_8559.JPG



원래 로바타야키는 구이 전문이며, 이나카야는 '시골집'이라는 뜻. 그러나 업스케일 이나카야는 스시와 사시미도 함께 제공한다. 중앙에 연세 드신 두 스시 셰프가 에도 요리를 만들어낸다. 맨해튼 55스트릿의 야키토리 토토(Yakito Totto)나 이스트빌리지의 로바타야(Robataya NY)에 비하면 업스케일이다. 야키토리 토토나 로바타야엔 스시와 사시미가 없지만 이나카야엔 메뉴도 공간도 '고질라'급이다. 


또한, 이나카야는 퍼포먼스 컨셉의 로바다야끼 식당이다. 뉴욕 극장가의 극장식 레스토랑이라고 할까.


건물의 통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직원들이 "이랏샤이마세!(어서 오세요!)"하고 큰 소리로 환영의 합창을 한다.

키친도 3겹이다. 중앙의 그릴 키친을 중심으로 ㄷ자의 바(bar) 앞줄엔 구이 전문 젊은 요리사들이, 뒤켠엔 연세 드신 스시 전문 셰프들이 있고, 커튼 뒤는 그외 튀김, 밥 등을 조리하는 키친이다. 



IMG_8555.JPG



그릴 전문 젊은 셰프(야키카타, grill-masters)들은 일본 전통 요리사 의상으로 노(paddle)처럼 생긴 1.2미터짜리 긴 핸들이 달린 노(paddle) 주걱 위에 음식을 서브한다. 생일을 맞은 고객에겐 "Happy Birthday to You"를 코러스로 들려준다.


때때로 입구 옆에서는 찹쌀떡 방아를 찧는 퍼포먼스를 하며, 고객도 참가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겨냥하는 마케팅인듯 하다.


이 정도면 키친은 셰프들의 무대고, 바에 앉은 고객은 공연보러온 관객같다. 자그마한 스시나 라멘집에 비교하면, 소극장같은 식당, 관객/식객의 입맛을 돋구는 레스토랑이다. 따라서 이나카야에서는 카운터 바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 카운터가 극장의 오케스트라 석이라면, 테이블석은 발코니석쯤일 것이다. 



IMG_8594.JPG



실제로 도쿄의 본점 이나카야는 ㄷ자 바에 그날의 신선한 생선과 야채가 진열되어 있고, 고객은 원하는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면, 야키카타들이 오픈 키친 석탄화로에서 구워낸다. 고베 쇠고기, 랍스터, 주먹밥, 버섯도 이 석탄불에서 구워 나온다. 


오리지널 도쿄점은 소박하지만, 톰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니콜라스 케이지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다녀간 명소이기도 하다.



IMG_8568.JPG


이나카야의 스페셜 메뉴에는 교토(Kyoto) 6코스($65)와 에도(Edo) 5코스($55)가 있다.


교토 코스는 794년 수도였던 교토 요리를 근간으로 육류와 해산물을 고루 맛볼 수 있는 코스, 에도 코스는 17-19세기 에도 시대, 옛날 도쿄 스타일 스시, 사시미 요리가 주 메뉴다. http://www.inakayany.com/483/Menu



Kyoto Course Menu@ Inakaya                                                                                               



IMG_8575.JPG

#1 애피타이저(투나 & 옐로테일 카르파치오 & 연어 타르타르) Appetizer: Tuna & Yellowtail Carpaccio  and Salmon Tartar

모듬 튀김도 애피타이저였는데, 튀김이 식욕을 자극할 것 같지 않아서 주문했고, 성공적이었다. 신선한 투나에 옐로테일(하마치)는 입안에서 녹았다. 연어도 고소했다. 시소 이파리가 식감을 자극했다.



IMG_8578.JPG

#1 애피타이저:모듬 튀김 Appetizer: Tempura Assortment

친구가 시킨 튀김은 미저러블했다. 새우, 새우 김말이, 고추 튀김 트리오. 튀김이 식욕을 자극할까? 위에 부담을 줄까?



IMG_8569.JPG

#2 샐러드: 시어드 투나 샐러드 Salad (Seared Tuna Salad OR 해초 샐러드 Seaweed Salad)

참치 구이 샐러드는 새콤한 드레싱이 과다했지만, 감칠맛이 좋았다. 맥주는 삿포로 생맥주(드래프)가 생각보다 신선하지 않았다.



IMG_8582.JPG

#3 야채구이(아스파라거스, 버섯, 가지) Grilled Vegetable Assortment(Asparagus, Eringi Mushroom & Japanese Eggplant)

무엇이든 구워서 맛없는 음식은 없는 것 같다. 가지와 트럼펫(eringi) 버섯 모두 씹히는 촉감과 맛이 훌륭했다. 아스파라거스는 제철이 아니어서인지 아삭아삭하진 못했다.



IMG_8587.JPG

#4 육해구이(랍스터 반쪽과 고베 쇠고기 깍두기 크기 3조각) Surf & Turf (Harf Lobster & US Kobe Beef 2oz)

우리의 야키카타(그릴 마스터)가 석탄 화로 앞에서 랍스터를 해부하고, 굽더니 알이 듬뿍 든 암컷 랍스터였다. 횡재한 케이스. 집에서 라이브 랍스터를 사다 끓여먹지만, 역시 스팀이나 그릴이 최고. 혈액순환에 좋다는 은행알은 친구 것까지 섭취. 과다복용하면 위험하다지만... 고베 쇠고기의 육질도 좋았다.



IMG_8589.JPG

#5 나무솥 버섯밥 Kinojo Seiro(Double Steamed Rice with Mushrooms in Wooden Box) OR 주먹밥구이 OR 옐로테일 스칼리온롤(Grilled Rice Ball OR Yellowtail & Scallion Roll) Miso Soup with Yuba

세이로(seiro)는 steamed basket이라는 뜻. 56스트릿 이세(Ise)의 일본식 미니 솥밥 가마메쉬(kamameshi)의 팬이었지만, 사라졌다. 지금은 이스트빌리지 로바타야에서 먹을 수 있다. 사찰음식같은 이나카야의 나무솥 버섯밥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IMG_8597.JPG

#6 아이스크림(바닐라 or 녹차) Dessert (Ice Cream) OR 과일(Fruit Plate)

코스의 피날레는 평범한 아이스크림. 녹차와 바닐라 중 택일이다. 화려한 모치 파르페 아이스크림도 있지만...



IMG_8564-550.jpg

Inakaya

231 West 40th St. (Eighth Avenue) 

212-354-2195 www.inakayany.com




000.jpg *미슐랭 스타 카지추(Kajitsu) 사찰음식 8코스 테이스팅

*카이세키와 사케 7코스@하쿠바이, 키타노 호텔

 *일본 향토음식 축제: 재팬 레스토랑 위크(3/4-18)  

 *뉴욕의 가볼만한 일본 맛집 

 *Top 10 NYC 일본라멘 1-5<상> 

 *Top 10 NYC 일본라멘  6-10 <하>

 *일본라멘 용어 배워볼까요?


miss Korea BBQ


profile
© NYCultureBeat.com | Big Apple, Small Bites: Across the City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

?
  • Chan 2015.04.11 01:30

    자러가기 직전인데, 입에 침이 고이네요^^
    동경서 살았을때 뉴욕본점에서 오는 사람들을 데리고 로뽕기의 <이나까야>에 몇번 갔어요. 들어서자 마자 터지는 "아랏샤이 마세"의 외침. 그리고 음식 오더 역시 복창! 그 집에선 역시 구워야지요 ㅎㅎ 대개는 모듬 사시미로 식사를 시작했는데, 어느날은 토로 밖에 없다고 해서, 토로 사시미를 주문. 전표를 안봤으니 다행. 그리고 토로 사시미 한접시를 3명이 나눠 먹기엔, 너무 기름지더군요...

  • sukie 2015.04.11 10:54
    chan 선생님, 동경 본점에 가보셨군요!
    다음엔 생선 통째로 구워주는 걸 먹어보려구요. 입에서 스르르 녹는 토로... 오늘은 아침부터 스시가 먹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