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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 '맥베스(Macbeth)' 영화로 보세요

오페라 하우스 Vs. BAM 영화관 (Live in 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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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오페라를 보러가는 날은 어느 정도 부담과 긴장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로 오페라 구경 가려면, 티켓 가격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옷도 좀 잘 입어야 주눅 들지 않을 것 같다. 

또한 러닝타임이 보통 3시간-5시간 되는 공연에 인터미션도 20여분이나 되기에 지구력과 스태미나도 제법 요구된다. 


그뿐인가? 오페라라는 이름의 종합 예술은 자막 읽으면서 줄거리를 따라가고, 노래 감상하고, 연기 보고, 무대 장치 보느라 정신 없이 바빠진다. 그래서 줄거리 정도는 파악하고 가라고 조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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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 석 러시티켓($25)을 판매하면서 문턱을 낮추기는 했지만, 오페라는 그래도 비싸고, 화려하고, 어려워 가까이 하기엔 부담스러운 장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보는 오페라는 어떤가? 메트오페라가 토요일 낮 공연은 HD로 한국을 비롯 세계 69개국, 2000개 영화관에서 라이브로 상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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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원작, 베르디 작곡, 제리코 루치치와 안나 네트레브코 주연의 '맥베스'. Photo: Marty Sohl



'우리 시대 마리아 칼라스' 수퍼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가 주연한 '맥베스(Macbeth)'를 9월 24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와 10월 11일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BAM)에서 두 차례 보았다. 

셰익스피어의 중후한 비극에 베르디의 음악, 그리고 '레이디 맥베스'로 변신한 안나 네트레브코가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치광이가 되어 몽유병 환자처럼 의자 위를 걷던 그 장면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로 오페라를 보는 즐거움을 새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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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원작, 베르디 작곡, 제리코 루치치와 안나 네트레브코 주연의 '맥베스'는 10월 15일 오후 6시 30분 타임스퀘어(AMC), 지그펠드 시어터, 링컨센터 월터리드시어터, BAM 로즈 시네마 등지에서 앙코르 상영한다. 추천하고 싶은 오페라 영화. 러닝타임 3시간 15분.  http://www.fathomevents.com/event/met1415-macbeth-encore


*오페라 '맥베스' 줄거리 <ClassicKorea>



영화관 오페라가 좋은 이유 



1. 싸다 Ch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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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의 티켓가는 꼭대기 패밀리서클부터 파르테르까지 $30-$495선이다. 패밀리서클이나 발코니에서는 사운드는 좋지만, 망원경으로도 성악가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영화관의 고화질 생중계(HD-Live)에서는 티켓이 $18(어린이), $22(노인), $24(일반)으로 저렴하다. 



2. 맘대로 입으세요. Dress Casual


001.jpg 영화 '문스트럭'


영화 '문스트럭'에서 빵집 총각 니콜라스 케이지가 형수감인 셰어와 메트오페라 데이트 신청을 한 후 드레스업하고 나타났다. 

하지만, 영화관 오페라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도 무난하다. 실제로 BAM에 몇 차례 보러갔을 때 노인들, 특히 러시아계 오페라팬들이  많았다. 



3. 지정석이 없다  Free Se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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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하우스에 가면, 갑자기 계급사회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턱시도와 이브닝 가운을 입은 이들도 그러하거니와 좌석(파르테르-오케스트라-그랜드 티어-드레스 서클-발코니-패밀리 서클) 순으로 티켓 가격이 내려간다. 


하지만 영화관 오페라는 지정된 좌석이 없으므로 일찌감치 가면, 오케스트라 센터를 잡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망원경도 필요없다. 



4. 가까이서, 더 가까이서 Up Close and Pers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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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극장의 공연과는 달리 영화관 오페라(Live in HD)는 여러대의 카메라가 주연급에서 엑스트라까지, 지휘자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 코러스들까지 클로즈업으로 포착해준다. 레이디 맥베스로 분한 안나 네트레브코의 관능적이고, 악마스러운 연기를 클로즈업으로 친절하게 포착해준다.


눈 내리는 날 맥더프(테너 조셉 칼레야)의 머리에 쌓인 '종이 눈'이 녹지 않는 것도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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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메트의 영화 연출자는 편집을 광고처럼 스피디하게 하는 바람에 아리아를 부르는 성악가들의 노래를 지긋하게 즐기는데는 아쉬움이 있었다. 때로는 롱 테이크가 필요하다.


게다가 영화관에서는 자막이 스크린에 뜨므로, 앞 좌석에 나타나는 메트의 자막과 무대를 번갈아보면서 목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5. 인터뷰 & 단편 영화 Back Stage Interviews & Short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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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오페라에서는 볼거리가 더 많다. 인터미션에도 휴식이 없다. 

이전까지 Live in HD의 호스트는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과 데보라 보이트가 종종 맡았는데, 이번 시즌 '맥베스'의 사회는 조지아 출신 메조소프라노 아니타 라크벨리쉬빌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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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의 주연을 맡은 라크벨리쉬빌리는 백스테이지에서 올 여름 노조와 긴긴 협상을 벌인 피터 겔브 단장을 비롯,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 맥베스 역의 제리코 루치치, 방코 역의 베이스 르네 파페, 맥더프 역의 조셉 칼레야, 그리고, 레이디 맥베스 안나 네트레브코까지 인터뷰를 했다. 


특히 안나 네트레브코의 수더분하고 쾌활한 면을 볼 수 있다. 네트레브코는 "달콤한 사람들을 믿지 마세요. 그 안에 악마적인 모습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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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번 시즌엔 Gallery Met Shorts 시리즈의 보너스로 단편영화도 상영했다. 구겐하임뮤지엄에서 회고전을 열었던 미술가 마우리지오 카탈란과 사진작가 피에르파올로 페라리가 제작한 단편 '맥베스' 패러디를 소개했다.



6. 무대 전환  엿보기 Behind the S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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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관 오페라는 막이 내린 후 스테이지의 세트 이동 장면 등 스테이지 인부들의 분주한 모습도 실감나게 볼 수 있다. 

의자를 설치하고, 자동차가 들어오는 장면 등 비하인더씬을 생생하게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7. 지각해도 벌칙이 없다 You Can be Late.


메트 오페라하우스는 늦으면, 비디오 룸에서 갖혀서 모니터로 1막을 감상해야 한다. 포즈나 인터미션에나 지정석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 오페라는 지각해도 그런 벌칙이 없다. 단지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부담없이 화장실에 가고, 영화관을 떠날 수 있는 자유도 장점이다.


그래서 네트레브코가 의자 위를 걷는 장면을 본 후 영화관을 떠났다.


*사진은 대부분 영화관 맨 뒤에서 서서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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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 배경을 옮긴 '맥베스'는 필름 느와르 스타일이며, 네트레브코는 팜므 파탈의 전형이다.



*Met Live HD Schedule

-10월 15일 오후 6시 30분 '맥베스'(베르디) *앙코르 상영회

-10월 18일 오후 1시 '피가로의 결혼'(모차르트)

-11월 1일 오후 1시 '카르멘'(비제)

-11월 22일 오후 1시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

-12월 13일 정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바그너)

-1월 17일 오후 1시 '메리 위도우'(레하르)

-1월 31일 오후 1시 '호프만의 이야기'(오펜바흐)

-2월 14일 오후 12시 30분 '이올란타'(차이코프스키) & '푸른 수염의 성'(바르톡)

-3월 14일 오후 1시 '호수의 여인'(로시니)

-4월 25일 오후 12시 30분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마스카니) & 팔리아치(레온카발로)

http://www.metopera.org/metopera/liveinhd/live-in-hd-2014-15-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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