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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로맨스 '파랑은 가장 따뜻한 색'의 매혹 ★★★★

Blue Is the Warmest Color

 

*2015 최우수 영화? 빈티지 뉴욕, 레즈비언 로맨스 '캐롤(Ca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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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의 리얼한 연기가 '파랑은 가장 따뜻한 색'을 마스터피스 로맨스로 만든다.

 

사실 이 영화를 보러 갈까 말까 망설였다.

레즈비언 섹스 씬 15분이 포르노급이라 NC-17(17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3시간 7분이라는 서사극 수준 의 멜로 드라마를 감당할 수 있을까?

 

잡지 ‘필름 코멘트’에서 남성 영화 비평가 4명이 별점 4개를 주었고, 여성 비평가(마놀라 다지스, 뉴욕타임스)는 별 2개를 던졌다. 무언가 이 땅의 여성들에게 불편한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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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과 두 주연 배우.

 

지난 5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끄는 칸영화제 심사위원단은 레즈비언 로맨스에 황금종려상을 헌사했다. 수상자는 감독(압델라티프 케쉬셰, Abdellatif Kechiche)과 두 주인공 아델 엑사초풀로스(Adèle Exarchopoulos)와 레아 세이두(Léa Seydoux)의 트리오. 영화 제목 은 ‘파랑은 가장 따뜻한 색(Blue Is the Warmest Color)’이다. 프랑스어 원제는 ‘아델의 삶(La Vie d’Adèle)’. 

 

프랑스 만화가 줄리 마로(Julie Maroh)의 ‘파랑은 가장 따뜻한 색(Le Bleu Est Une Couleur Chaude, 2010)’을 원작으로 튀니지 출신 프랑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쉬셰가 연출했다.

 

*예고편 보기 http://youtu.be/Y2OLRrocn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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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꿈꾸는 문학소녀, 아델 역의 엑사 초풀로스. 커다란 눈동자, 벌어진 입술, 헝크러진 머리의 불안한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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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꾸는 미술학도. 13살 때 동성애 경험, 상업주의 화단을 경멸하고 있는 엠마 역의 레아 세이두.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랑은 가장 따뜻한 색’은 실로 오랜만 가슴을 뒤흔드는 러브 스토리다.

3시간이 1시간 30분처럼 여겨진 이유는 무엇보다도 15세 여고생 아델(아델 엑사초풀로스)와 미대 대학원생 엠마(레아 세이두)의 진솔한 연기다. 그들이 나누는 사랑은 활화산처럼 뜨겁고, 맹렬하다. 둘의 결별은 가슴이 저리도록 아프다. 두 연인의 갈망과 열애, 질투와 배신, 그리고 결별까지의 여정이 리얼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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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녀인 아델은 교사가 꿈이다. 15세, 그녀 역시 질풍노도의 사춘기에서 방황하고 있다. 

쫓아다니는 남학생과 데이트도 하며, 섹스에 눈뜨고 있는 친구들에게 놀림과 심문까지 당하는 아델은 어느 날 길가에서 파랑 머리의 여자(엠마)를 스쳐지나게 된다. 그리고, 첫 눈에 반한다. 

얼마 후 게이 바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고, 이들은 격정적인 관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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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델라티프 케쉬셰 감독은 아델과 엠마의 섹스를 기존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체위로 샅샅이 보여준다. 

영화 오프닝에서 카메라는 등교하는 아델의 엉덩이를 따라가며, 관음적인 시각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 아델의 성적인 개화, 성의 환희, 질투와 실연을 클로즈업으로 따라 잡는다. 그리고, 관객은 아델이 겪는 사랑의 행로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아델은 보수적인 저소득층의 외동딸이며, 아는 화가는 피카소뿐이다. 중산층으로 보헤미안 기질이 있는 엠마는 사르트르 추종자이며, 논쟁을 좋아하는 미술학도다. 엠마는 아델의 철학적인 멘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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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에 육체적 사랑은 얼마나 뜨겁게 지속될 수 있을까? 엠마의 파랑 머리 염색은 바래지고, 사랑도 옅어져 간다. 지성의 갭은 불안한 관계와 질투를 야기시키고, 급기야 이들의 관계도 깨지고 만다. 

 

세월이 흘러 유치원 교사가 된 아델은 엠마를 잊을 수 없다. ‘삶에서 실종된 무엇’을 다시 찾기 위해 엠마와 재회한다. 옛 연인들은 육체적인 쾌락을 영원히 기억할지라도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아델이 파랑색 원피스 차림으로 걷고 있는 뒷모습으로 영화는 종지부를 찍는다. 아델은 어떤 사랑의 행로를 그려나갈까? 영화가 끝나도, 아델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 My Favorite Scene 

 

이 영화에서 두고 두고 기억에 남았던 씬은 아델과 엠마가 헤어진 후 카페에서 재회하는 장면이다.

아델이 헝크러진 머리칼에 눈물, 콧물까지 쏟아내면서 통곡하는 씬에서 아델은 가슴을 에어지게 만들 정도로 몰라운 연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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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원작자 줄리 마호와 레즈비언 단체의 비난을 받았다. 

두 여성의 신체를 더듬듯이 긴 시간 보여주는 것이 가부장적이며 관음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서양 미술사의 걸작 중 누드화 대부분이 남성 화가의 관음주의 시선이 아니던가?

 

단 15분여에 달하는 섹스 씬의 길이는 감독이 상업주의에 영합한 흔적을 보여주는듯 하다. 하지만, 3시간에 달하는 아델과 엠마의 로맨스는 이만한 러브 스토리가 결여된 이들에게 땅을 치고 후회하도록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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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센터: 323@6th Ave.(Avenue of the Americas) ‎

10:30‎  ‎11:30am‎  ‎12:30‎  ‎1:45‎  ‎2:45‎  ‎4:00‎  ‎5:15‎  ‎6:15‎  ‎7:30‎  ‎8:45‎  ‎9:45‎  ‎11:00pm‎

 

 

 

 

 

 

▶링컨플라자 시네마: 1886 Broadway@62-63rd St. 

‎11:05am‎  ‎12:15‎  ‎2:20‎  ‎4:15‎  ‎5:45‎  ‎6:55‎  ‎9:1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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