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



조회 수 37057 댓글 0

♣뮤지엄 산책: Hopper Drawing@ 휘트니뮤지엄

종이에서 캔버스까지 에드워드 호퍼 걸작의 진화 과정



5월 23일-10월 6일

exhibition-page-2_2340.jpg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가 소장한 '부엉이족(Nighthawks, 1942)' 드로잉은 19점이 소개되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


그의 캔버스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외로워 보인다. 극장 안 구석에 서있는 수표원도, 창 밖을 내다보는 벌거벗은 여인도, 사무실의 상사와 비서도, 기차 안, 식당 안, 그리고 늦은 밤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햇살은 비치건만, 건물도 고적하고, 텅 빈 주유소도 낯설다. 길과 숲도 외롭다고 외치는 것처럼 보인다. 파리라고 예외는 아니다. 로맨틱한 파리조차 호퍼에겐 황량한 도시로 보일 뿐이다. 그의 그림은 마치 필름 누아르(암흑가 영화)의 장면같다.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매혹적이다. 



IMG_7572.jpg

 '부엉이족'은 제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인의 불안감을 표현했다고 분석된다.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호퍼는 파리에 세 차례 갔지만 야수파나 입체파, 그리고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마네와 드가의 화풍을 배워왔을 뿐이다. 뉴욕 워싱턴스퀘어파크 인근에 스튜디오를 두고 50여년간 작업했지만, 당대를 풍미한 추상표현주의도 시도하지 않았다. 미국의 낙관주의를 담은 'Big Painting'의 흐름에서 벗어나 호퍼는 소외된 사람들의 정서를 담고 있었다.


그러기에 에드워드 호퍼는 산맥을 형성하지 않았지만, 20세기 미국 미술사에서 우뚝 선 봉우리인 것이다.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이 마음의 상태를 중시했다면, 호퍼는 자연, 빛과 거리, 실내, 그리고 사람 등 실재하는 것을 소재로 삼았다. 



00IMG_7554.jpg

파리에 세 차례 여행한 호퍼는 피카소나 마티스보다 마네와 드가에 관심을 보였다. 체류 시절 그린 드로잉은 로트렉의 영향을 받았다.


에드워드 호퍼의 첫번째 개인전을 열어주었던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 5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그의 드로잉전을 연다. 


‘호퍼 드로잉(Hopper Drawing)’은 휘트니가 소장한 2500점의 에드워드 호퍼 작품을 비롯, 메트로폴리탄뮤지엄, MoMA,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워커아트센터, 그리고 개인 소장가들의 유화와 그 밑그림, 즉 드로잉 200여점을 병치 전시한다.


20세기 미국의 위대한 화가 호퍼가 유화 한 점을 완성하기 위해 준비했던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드로잉 전시다. ‘호퍼 드로잉’은 달라스뮤지엄(11/7-2/6), 워커아트센터(3/15-6/22)로 순회 전시된다.



▶티켓 일반($18), 62세 이상, 19-25세, 학생, 18세 이하($12). 금요일 오후 6-9시 맘대로 내세요. 휴관(월•화요일).

945 Madison Ave.@75th St. 212-570-3676. http://www.whitney.org.

 

*우리는 미국 작가를 발굴한다: 휘트니뮤지엄 하이라이트

*뮤지엄 산책: 붓으로 그리던 시대는 끝났다, 웨이드 가이톤 

*난 정신나간 천재: 야요이 쿠사마 휘트니 회고전 




Hopper Drawing: Highlights                                                                         


IMG_7557.jpg

카터 E. 포스터 큐레이터가 호퍼가 아내 조세핀에게 주는 선물로 추정되는 자화상 드로잉(1945)을 설명하고 있다.



IMG_7567.jpg

휘트니 소장 호퍼의 걸작 '일요일 이른 아침'(1930)의 배경은 7애브뉴(15-16스트릿)이다. 이젤은 호퍼가 쓰던 것.



00IMG_7575.jpg

호퍼는 영화를 즐겼다. MoMA 소장 '뉴욕 영화'(1939)는 영화를 즐기는 관객과 동떨어져 쓸쓸하게 서있는 수표원의 모습을 담았다. 
이 영화관은 현재 뮤지컬 '애니'가 상영 중인 팰리스 시어터.


 

IMG_7581.jpg  IMG_7583.jpg

'뉴욕 영화'을 위한 드로잉 작업. 이번 전시에는 무려 52점의 스케치와 데셍이 선보인다.



IMG_7594.jpg

1927년 자동차를 구입한 호퍼는 부인 조세핀과 동부를 여행하며 근대화의 그늘진 모습을 담았다. '가스'(1940).


IMG_7593.jpg '가스'(1940)를 위한 스터디.


000IMG_7604.jpg

호퍼의 누드는 에로틱하지 않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고, 홀로 있는 여인은 연약하고 멜란콜리하다. 
휘트니 소장 'A Woman in the Sun, 1961'(왼쪽)과  윌리엄스칼리지뮤지엄 소장 'Morning in the City'(1944).



000IMG_7608.jpg

호퍼는 스케치에 색깔을 지적해 놓는 철저한 플랜으로 작업했다. 'Morning Sun'(1952)을 위한 드로잉.



IMG_7550.jpg

호퍼가 본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가 아니었다. '푸른 저녁(Soir Bleu, 1914)'의 인물들은 달콤하고, 낭만적인 르노아르 풍과 대조적이다.



IMG_7598.jpg

호퍼의 풍경화에서조차 나무들은 '외롭다'고 절절하게 떨고 있는듯 하다. 개인 소장 'Road and Trees'(1962)



IMG_7600.jpg

빛을 사랑했던 호퍼는 말년에 인물을 제거하고 햇빛이 들어오는 빈 방을 그렸다. 그의 심오함이 느껴진다. 'Sun in an Empty Room'(1963)



hopper.self-portrait1930.jpg 

☞ Edward Hopper(1882–1967)


뉴욕주 허드슨강 서쪽 나이약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스쿨오브아트에서 수학했다. 미 인상주의화가 윌리엄 메릿 체이스에게 배운 후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다. 청년기 파리를 세 차례 여행한 후 에드가 드가와 에두아르드 마네의 스타일에 영향을 받았다.


호퍼는 개인과 개인, 전통과 개발, 도시와 시골의 갈등 탐구에 관심을 보이며, 이런 긴장감을 표현했다.

첫 개인전은 1920년 37세에 휘트니뮤지엄의 전신으로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가 오픈한 휘트니스튜디오클럽에서 열었다. 이후 워싱턴스퀘어 인근에 스튜디오를 두고, 여름엔 뉴잉글랜드에서 보내며 그림을 그리게 된다. 


IMG_7552.jpg Le Bistro or The Wine Shop, 1909


이후 뉴욕의 프랭크 K. M. 렌 갤러리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열며 전시 작품을 모두 팔았다. 이후 호퍼는 사망할 때까지 렌갤러리(Rehn Gallery) 전속 작가로 남았다.


1923년 화가 조세핀 버스틸 니비슨과 결혼, 대부분의 작품에 모델로 포즈를 취했고, 스튜디오에 장비를 준비하고, 수채화도 장려하고, 호퍼 작품의 전시와 판매도 관리했다.


1930년 MoMA가 개관하면서 호퍼의 ‘기차길 옆 집(House by the Railroad, 1925)’을 첫 작품으로 구입한다. 


1933년 호퍼는 MoMA에서 회고전을 열면서 명성을 굳혔다. 30년대부터 50년대까지 매사추세츠주의 케이프코드에 별장을 두고 여름마다 보냈다. 또한, 자동차 구입 후엔 버몬트, 찰스톤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여행하며, 자동차를 스튜디오 삼아 거리 풍경도 그렸다.

195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 대표작가로 참가했다.  


IMG_7611.jpg Rooms for Tourists, 1945


휘트니뮤지엄에선 1980년 ‘에드워드 호퍼: 미술과 미술가(Edward Hopper: The Art and the Artist)’, 1995년 ‘에드워드 호퍼와 미국의 상상력(Edward Hopper and American Imagination)’ 그리고 2010년 ‘모던 라이프: 에드워드 호퍼와 그의 시대(Modern Life: Edward Hopper and His Time)’을 열었다.


호퍼는 1967년 워싱턴스퀘어의 스튜디오에서 사망했다. 아내 조세핀은 10개월 후 남편을 따라 갔다. 조세핀은 호퍼의 작품 3000여점을 휘트니뮤지엄에 기증했다.



000hat.jpg




 *난 정신나간 천재: 야요이 쿠사마 휘트니 회고전

 *그리던 시대는 끝났다: 웨이드 가이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