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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urdick Chocolates

뉴햄프셔 시골에서 하버드 거쳐 뉴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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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한 나무상자 안에 쥐들이 색색의 꼬리를 달고 앉아 있다. 귀지는 아몬드. 리본이 품격을 더한다. 

  

 

페이스북(Facebook)의 CEO 억만장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28)가 19일 애인 프리실라 챈(27)과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서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100여명의 하객들은 신부의 의대(UC  샌프란시스코) 졸업식 축하 파티로 알고 갔다가 신랑신부의 탄생을 보게된 것. 

 

 이날 소박한 비밀 결혼식에서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클레어 패티본(Claire Pattibone)의 작품($4,700), 피로연은 일본식당 ‘솔 앤 푸키 스시(Sol & Fuki Sushi)’였다고 알려졌다. 스시 식사 후의 디저트는 L.A. 버딕(L. A. Burdick)의 쥐 초콜릿(mice chocolate), 하버드대 시절 이들이 첫 데이트에서 먹었던 초콜릿이란다. 


 페이스북 상장 이틀 만에 주가가 11% 하락해 20억불을 날렸다고 하지만, 이들의 신혼여행은 달콤하리라. 갑부가 된 하버드 출신 수재가 그래도 캠퍼스 커플로 시작해 9년 동안 사귀어온 여친과 결혼식을 올렸으니 축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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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 캠퍼스 커플에서 하이테크의 모걸과 퍼스트 레이디로. 저커버그의 결혼식.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에서 포레스트(톰 행크스 분)가 말했다. 엄마가 늘 말씀하셨어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도 같단다. 어떤 초콜릿을 얻게될 지 결코 모른니깐.(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누구도 결혼식 피로연에서 초콜릿 쥐가 나올지 몰랐으리라. 달콤하고, 쌉쌀한 초콜릿의 더블 판타지. L. A. 버딕의 초콜릿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포레스트 검프의 초콜릿 대사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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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 모듬 상자 안의 깜짝 스타. 쥐 초콜릿을 맛보시라... 

 

 그 유명한 쥐 초콜릿을 처음 먹어본 것은 13년 전이다. 어느 날 달콤한 내 친구가 리본을 예쁘게 맨 고급스러운 나무 박스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모듬 초콜릿들 사이에 귀여운 쥐가 두 마리 끼어 있었다. 뉴욕에서 쥐하면 얼마나 징그러운가! 지하철의 토끼만한 쥐에서 밤톨만한 쥐까지 뉴욕은 늘 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꼬리를 잡고 쥐를 잡아 먹다니… 

 

 하지만, 이 초콜릿 옷을 입은 서선생들은 가히 명품 초콜릿이었다. 최고의 초콜릿 재료를 손으로 빗은 수제(hand-made)  초콜릿이다. 특히 라스베리가 들어간 초콜릿과 트러플은 일품이었다. 가나와 허쉬만 먹다가다 수제의 맛에 딱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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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하여 징그러운 쥐가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취가 되었나. 어느 날의 아침식사. SP  

 

 당시 뉴욕엔 버딕 숍이 없었다. 저 뉴햄프셔의 월폴(Walpole)이라는 타운에 본점이, 하버드대 앞 하버드스퀘어에 지점이 있었다. 뉴욕에서는 지금은 문닫고 없어진 5애브뉴의 타카시마야(Takashimaya) 백화점 지하와 브루클린하이츠의 커피과 티 전문 숍 ‘투 포더 팟(Two For the Pot, 200 Clinton St.)’에서나 구입할 수 있었다. 

 

 5-6년 전 보스턴에 갔을 때 하버드스퀘어의 버딕 부티크에 들렀다. 남학생들이 뜨개질을 하고 있는 털실 가게를 한참 바라보다 버딕에 들어갔다. 하버드의 공부벌레들 사이에서 초콜릿을 입 안에 넣는데, 왜 콧날이 시큰해지던지… 너무 신선해서 감동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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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들의 행진. 버딕은 펭귄과 토끼(부활절)도 만들지만, 쥐 만 못하다.   

 

 L.A. 버딕은 그 이름이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마치 LA에서 온 초콜릿 브랜드인 것처럼 들리지만, L. A.는 초콜릿 메이커 래리 버딕(Larry Burdick)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스위스의 베른에서 초콜릿 제조법을 배워온 버딕씨의 모토는 “프랑스의 식도락 감성과 스위스의 기술에 미국의 상상력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사실 래리 버딕씨는 1984년부터 뉴욕에서 초콜릿을 만들어 고급 식당에 납품했다. 그는 남미, 중미, 캐러비안 원두로 만든 스위스, 프랑스. 베네수엘라의 쿠베르튀르(couverture, *가공 이전 진한 초콜릿)만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월폴로 이주해서 본격적으로 직판과 인터넷 판매를 지속하며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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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아이언 20스트릿의 로맨틱한 초콜릿 부티크 L.A. 버딕, 겨울엔 핫초콜릿(코코아)가 별미.

 

 

 버딕을 처음 맛본 후 10여년 기다린 끝에 2010년 2월, 마침내 버딕이 뉴욕에 상륙했다. 플랫아이언 인근에 자리한 버딕 부티크는 깜찍한 카페까지 어우러졌다. 버딕씨는 프랑스산 라 메종 뒤 쇼콜라, 벨기에 산 뉴하우스 초콜릿 등이 포진한 뉴욕으로 귀경했고, 월폴의 시골 쥐도 뉴욕 구경을 하게 된 셈이다. 


 왜 하필이면, 쥐였고, 왜 컬러풀하고 긴 꼬리까지 달게 됐을까? 스위스 베른에서 초콜릿을 만들던 버딕씨는 남은 초콜릿 조각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봉봉을 만들다가 쥐 모양을 착안했다는 것. 그러면, 긴 색색의 꼬리는? 어느 날 버딕씨 가게 윗 층에 살던 은퇴한 집 여주인이 숍으로 뜨개실을 가져왔다. 그래서시험삼아 쥐 꼬리로 달아보다가  탄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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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 맛은 오바마 대통령처럼. 화이트 쥐 초콜릿을 먹으려고 하는 순간. Photo: Sue Bingaman 

  

 

 버딕의 스타인 초콜릿 쥐 한 마리는 잡아먹어봐야 한다. 다크 초콜릿 쥐 속엔 오렌지, 밀크 초콜릿 안엔 모카, 화이트 초콜릿 안엔 계피가 들어있으며, 귀 속엔 아몬드가 있다. 색색의 꼬리도 고급스럽다. 결혼 선물로도 인기 있다. 16개 들이 박스($48), 9개 박스($32).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쥐 초콜릿은 오바마 대통령도 먹어서 유명해졌다. 쥐는 긴 꼬리를 잡고 마치 운동회에서 과자 따먹기 하듯 먹는 것이 즐기는 요령이다. 버딕씨는 펭귄과 토끼도 만들지만, 쥐가 역시 귀엽고 인기도 높다. 라스베리, 체리, 피스타치오, 트러플, 그리고 매섭게 추운 날 버딕의 핫 초콜릿은 추위를 순식간에 앗아가 버린다.  

 

 

L.A. Burdick 

5 East 20th St.(5th Ave. & Broadway) 212-796-0143. www.burdickchocolate.com.

 

 

 

000.jpg *뉴욕 베스트 초콜릿 숍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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