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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리의 미국인(An American in Paris)'

댄스, 댄스, 댄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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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가 아이디어에 고갈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시즌이다.
1950-6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 '파리의 미국인(An American in Paris)' '지지(GiGi)' '온 더 타운(On the Town)' '왕과 나(The King and I)'가 브로드웨이에 리메이크 혹은 리바이벌됐고, 야심찬 뮤지컬 버전 '닥터 지바고(Dr. Zhivago)'는 23회 공연을 끝으로 폐막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유는 토니상 후보에 단 한 부문도 오르지 못했기 때문. 토니상은 브로드웨이 생존을 좌우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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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미넬리 감독, 진 켈리와 레슬리 캐론의 MGM 뮤지컬(1951)을 원작으로 한  '파리의 미국인'은 2015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 등 12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45년 즈음 파리를 무대로 미국인 참전용사와 파리지엔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이 뮤지컬의 음악은 조지 거쉰, 가사는 거쉰의 누이 이라 거쉰이 썼다. 2015년 브로드웨이에 리메이크되면서 '파리의 미국인'은 원작으로, 하지만 상당 부분 각색되었다. 따라서 토니상 리바이벌 부문이 아니라 신작 부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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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후 세계 미술의 메카는 파리였지만, 1950년대 후반 잭슨 폴락을 비롯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가 대두하면서 뉴욕이 미술의 메카가 되지 않았나? 브로드웨이 버전에서는 노래보다 발레가 무대를 점령한다. 뉴욕시티발레 출신 로버트 페어차일드(Robert Fairchild)가 미국인 청년 제리 뮬리건, 영국 로열발레학교 출신 리니 코프(Leanne Cope)가 파리지엔 리즈 다신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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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미국인'은 '발레' 뮤지컬이다. 즉, 노래나 대사보다 발레 씬이 강조된다. 리즈 역의 리니 코프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할 정도다. 댄스, 댄스, 댄스... 연출은 안무가 크리스토퍼 윌든(Christopher Wheeldon)이 맡았다. 따라서 크레이크 루카스(Craig Lucas)의 각색은 안무에 압도되어 휘청거린다. 루카스가 추가한 남성 캐릭터들, 아담, 헨리, 밀로가 다소 미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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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하고, 컬러풀한 세트와 의상, 안무가 브로드웨이 관객들을 연인들의 로망 파리와 세느강, 에펠탑의 백일몽으로 인도한다. 비주얼이 거쉰의 음악을 압도할 정도라고나 할까.  2막의 라디오시티뮤직홀에서 벌어지는 클라이맥스“An American in Paris”는 무려 15분간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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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 있는 발레 스튜디오, 세느강의 풍경이 정겨운 세트(밥 크로울리, Bob Crowley), 그리고 프레임을 붙여 경제적으로 활용한 갤러리 장면은 발랄하다. 결국 어느 프레임을 통해 보든 미술(art)이 될 수 있고,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도 사랑의 본질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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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미국인'은 조지 거쉰의 클래식과 우아한 세트를 배경으로 댄스가 이어지는 러브 스토리다. 춤이 과다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눈요기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다.

Palace Theatre, 1564 Broadway. Tickets: $47-$147. 1-800-745-3000. http://www.anamericaninparisbroad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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