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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빌딩숲에서 특히 록펠러 센터를 거닐면 눈이 즐겁다. 빌딩마다 브로치처럼 장식된 디테일에서 아르데코의 에센스, 그 미학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C 버킷 리스트 <53> 록펠러센터 아르데코(Art Deco)

 

록펠러센터 인근 Rockefeller Center 30 

 

<53> 록펠러센터와 아르데코(Art Deco) 모티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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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캐스트(구 GE) 빌딩 동문에 장식된 아르데코. 지혜(Wisdom), 빛(Light), 소리(Sound) 부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크라이슬러•록펠러센터•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라디오시티뮤직홀•블루밍데일•티파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르데코(Art Deco) 스타일의 건물이라는 점이다.

 

아르데코는 1925년부터 30년대말까지 15여년간 뉴욕을 풍미했던 건축양식이었다. 아르데코 없이 현재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는 고층빌딩을 상상해 본다. 아르데코가 없었다면,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화려한 스타 없는 평범한 엑스트라 빌딩들의 진열장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고층빌딩의 금박 지붕 지그재그 양식 컬러풀한 데코… 뉴욕은 ‘아르데코의 메트로폴리스’, 맨해튼은 그 보물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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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Rockefeller Plaza 정문의 아르데코 장식.

 

 

부동산 개발 붐으로 유사한 유리 고층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는 지금, 빈티지 아르데코 빌딩들은 더욱 멋져 보인다. 특히 아르 데코는 장식적인 디테일이 아름다운 건물들이다. 아르데코를 감상하려면 종종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야 한다. 빌딩 꼭대기, 모서리에 디테일이 숨어있다. 록펠러 센터는 아르데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마치 브로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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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센터 지도. By Urban & Gohu1er, Wikipedia

 

 

아르데코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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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센터 Palais d'Italie, British Emprie Building의 아르데코 디테일.

 

 

아르데코는 1925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 해 파리 엑스포의 타이틀은 'Arts Decoratifs et Industriels Modernes' 불어로 '현대 장식미술 및 산업미술'이라는 의미의 박람회. 이 엑스포에서 우아한 유선형의 곡선과 모서리가 날카로운 기하학적인 직선이 함께 사용된 장식용품과 생활용품 디자인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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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애브뉴 컴캐스트빌딩 입구의 벽화. 비잔틴 양식을 조화한 아르데코 모자이크 'Intelligence Awakening Mankind'.

 

 

곡선미의 장식적인 아르누보 스타일에 권태를 느낀 유럽의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들고 나온 새로운 스타일은 ‘아르데코’라는 이름과 함께 뉴욕으로 수입된다.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이 줄이은 유럽 도시들보다도 신흥 도시 뉴욕은 아르데코 건축양식을 환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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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애브뉴 La Maison Francaise 빌딩의 아르데코 부조. By Alfred Auguste Janniot

 

  

제1차 세계대전의 승리 이후 미국은 군수산업의 확장이 가져온 물질적 번영을 배경으로 소비와 쾌락을 추구했다. 뉴욕에서는 재즈가 풍미하고, 할리우드에서는 컬러영화가 실험 중이었다. 스캇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가 당대의 대표 소설이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미아 패로 주연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와 리처드 기어와 다이앤 키튼 주연의 영화 '카튼 클럽(Cotton Club)'은 이 아르데코 전성기가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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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문화로의 회귀. 아르데코의 한 모티프. 

   

당시 맨해튼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이자 고층빌딩 건축의 각축장이었다. 누가 더 높은 빌딩을 짓고 소유하는가가 ‘부의 상징’이자 ‘자존심의 대결’이었다. 유럽의 이름난 건축가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맨해튼의 빌딩을 설계했다. 

 

유럽에서 수제품 세공품에 사용되었던 아르데코는 바로 건물 디자인의 비밀 병기로 전환된다. 뉴욕이 세계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맨해튼에는 고층빌딩이 우후죽순 격으로 세워지고 아르데코는 뉴욕 빌딩의 트레이드마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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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Rockfeller Plaza 정문을 장식한 이사무 노구치의 작품 '뉴스(News)'. AP 통신사가 자리했던 건물이다.

 

  

아르데코 스타일은 곡선을 강조한 아르누보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독일의 표현주의, 피카소의 큐비즘(입체파), 페르낭 레제의 기계미학에서 영향을 받아 동심원, 지그재그 등 기하학적 문양을 선호한 기능주의 합리적인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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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스트릿 라디오시티뮤직홀의 아르데코 장식.

 

독일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 나온 기하학적 세트,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에 등장한 웅장한 미래주의 세트에서 영향받은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입체파가 유럽을 지배하던 때라 '예각의 디자인'도 자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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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애브뉴 La Maison Francaise 빌딩의 아르데코 부조.

 

 

또한, 기계문명을 고수하면서도 고대문명에 경배를 표했다. 이집트에서 아즈텍, 마야 문명, 아메리칸인디언, 심지어는 러시아 발레 등 이국적인 색채와 디자인을 수용하는 포용성을 보였다. 아르데코에는 또한 누드 여인상•동물•잎사귀•태양광선 등 자연 회귀의 문양들이 자주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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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 센터 30 Rockefeller Plaza(컴캐스트/구 GE 빌딩) 로비 벽화(위), 10 Rock Plaza 빌딩 로비의 벽화(아래).

 

 

아르데코 양식으로 건축된 최초의 빌딩은 1925년 페로 브랜트와 하워드 그린리가 세운 체니빌딩(34스트릿@매디슨애브뉴)이다. 로어 맨해튼의 아르데코 바클리-베시(Barclay-Vesey Building) 빌딩은 1923년에 시공되어 1926년에 완공됐다. 건축가는 매킨지 부어리스 앤 그멜린. 맨해튼에서 아르데코로 지어진 마지막 빌딩은 1940년 크리스&크로스가 설계한 티파니 빌딩(57스트릿@5애브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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