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게르하르트 리히터 회고전: 회화의 가능성을 찾아서...

March 4-July 5, 2020, The Met Breuer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Last Picture Show at the Met Breuer  

매디슨애브뉴의 구 휘트니뮤지엄 건물 브로이어(Breuer)는 지난 2016년부터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현대미술 별관 '메트 브로이어(Met Breuer)'로 운영되어 왔다. 브라질 여성작가 리지아 파페(Lygia Pape)와 흑인 남성화가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 등 소수계 작가의 전시를 소개해왔다. 

당시 메트의 계획은 2023년까지 8년간 대여할 예정이었다. 그 렌탈비용으로 연간 1700만 달러를 지불해왔다. 하지만, 인근 프릭 컬렉션(Frick Collection)이 1914년 맨션 개조 확장공사에 들어가면서 홈리스가 될 위기에 처하자, 메트는 계획을 앞당긴 올해 말 브로이어로 이전한다. 메트뮤지엄은 이로써 4천500만 달러의 렌탈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Last Picture Show at the Met Breuer  

메트 브로이어의 마지막 작가는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60년 작품생활을 결산하는 회고전 결국은 회화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2012년 필름포럼에 개봉됐던 코리나 벨스(Corinna Belz) 감독의 다큐멘터리 'Gerhard Richter: Painting'로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이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Gerhard Richter: Painting by Corrina Belz

'현존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리히터는 경매에서도 블루칩 중의 블루칩 화가다. 록 뮤지션 에릭 클랩턴(Eric Clapton)은 2001년 리히터의 대형 추상화 3점을 340만 달러에 구입했다. 2012년과 13년 두점을 5천520만 달러에 팔았으며, 나머지 1점은 2016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아 2천210만 달러에 팔았다. 3점으로 거두어 들인 수입은 7천730만 달러.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메트 브로이어 회고전에는 사진과 회화, 추상과 구상, 채색화와 단색화를 넘나들며 부단하게 실험해온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회화, 조각, 판화, 유리조각 등 100여점이 소개된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1932년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리히터는 10살 때 중학교 중퇴한 후 드레스덴미술아카데미 입학했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질 무렵 부인과 서독으로 이주,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시그마 폴케(Sigma Polke), 콘라드 루에그(Conrad Lueg)와 함께 공부했다. 이즈음 백남준과 조셉 보이스의 플럭서스와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서 영향을 받았다. 1971년부터 15년간 뒤셀도르프미술아카데미 교수로 지냈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1960년대 리히터는 사진의 그림화 작업에 몰두했다. 사진을 캔버스에 투사해서 희미하게 복사하는 일이다. 신문과 책에서 수집한 사진과 자신이 찍은 알프스와 해변 사진 등 역사와 기억을 바탕으로 작업한 그림사진(painting pictures)을 통해 미술이 인지에 주는 영향과 시각의 변화를 실험했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그가 추상화를 시작한 것은 1969년 회색 단색화(monochrome)로부터다. 이후엔 색도면(color chart) 그림, 사진 인물화, 유리와 거울을 이용한 조각을 제작했다. 1970년대는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 장 시벨리우스, 작가 H. G. 웰스와 프란츠 카프카의 얼굴로 작업한 48개의 초상화로 1972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독일관에 선보였다. 이어 판화를 거쳐 1980년대 초엔 정물 '양초와 해골(Candles and Skulls)' 시리즈로 전환하면서 회화로 돌아섰다. 아울러 추상 대작도 시작된다. 1989년엔 일상의 스냅 사진 위에 젖은 물감을 덮으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그가 미국에서 유명해진 것은 뉴욕의 아트딜러 마리안 굿만을 만난 1984년이다. 리히터는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MoMA를 필두로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 샌프란시스코미술관으로 순회 회고전이 열렸다. 2007년엔 쾰른 성당의 스테인글래스 윈도우도 작업했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2010년 경매에서 팔린 리히터의 그림값은 7690만 달러. 그의 양초 그림은 2008년 런던 소더비에서 1500만 달러에 팔렸으며, 2010년 그의 1966년 그림 ‘세일러들’은 소더비에서 1300만 달러에 낙찰됐다. 2011년 핑크와 블루 추상화 ‘Abstrakte Bild 849-3’은 2080만 달러에 팔렸다. 그의 경매가 최고 기록은 2015년 런던 소더비에서 4천452만 달러에 팔리며 당시 현대미술 최고가를 기록한 'Abstraktes Bild (599)'(1986)다. 리히터는 자신의 경매가에 대해 "금융위기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으며, 터무니 없다"고 밝혔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자화상, 1986

리히터는 1982년 조각가 이사 겐즈켄(Isa Genzken)과 두번째 결혼했다. 겐즈켄은 2014년 MoMA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세번째 부인인 37세 연하의 화가 사빈 모리츠(Sabine Moritz)와 사이에 2남1녀를 두었다. 

Gerhard Richter: Painting After All, The Met Breuer

메트 브로이어는 2016년 이래 브라질 여성작가 리지아 파페(Lygia Pape)와 흑인 남성화가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Diane Arbus), 이란 조각가 시아 아르마야니(Siah Armajani), 라트비아 출신 화가 비야 셀민스(Vija Celmins), 이탈리아 화가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이탈리아 여성화가 마리사 메르츠(Marisa Merz), 인도 화가 나스린 모하메디(Nasreen Mohamedi), 인도 조각가 므리날리니 무커르지(Mrinalini Mukherjee), 미국 흑인 조각가 잭 휘튼(Jack Whitten) 등의 전시를 열어왔다. 리히터 회고전이 마지막 특별전이다.

 

이 회고전은 LA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in Los Angeles, 8/15-1/19, 2021)으로 순회 전시된다. 

하버드대 현대미술 교수이자 회고전 공동 큐레이터 Benjamin H. D. Buchloh가 프리뷰에서 리히터 전시를 설명하고 있다.

The Met Breuer

▶개방시간: 화-목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금-토 오전 10시-오후 9시, 일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1월 1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25), 65세 이상($17), 학생($12). *뉴욕주 거주자, NY, NJ, CT 학생 추천 기부금(suggested donation). 945 Madison Ave.@75th St. http://www.metmuseum.org

 *현존 최고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다큐멘터리 'Gerhard Richter Painting'

*필라델피아뮤지엄의 독일 거장들 

*이자 겐츠켄 MoMA 회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