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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유일의 1인 작가를 위한 미술관

The Noguchi Museum 노구치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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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치의 작품은 실내보다 정원에 더 잘 어울린다. 뮤지엄의 조각 정원.© The Noguchi Museum. Photo: George Hirose.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의 노구치뮤지엄(The Noguchi Museum)은 돌 조각가, 세트 디자이너, 조명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이사무 노구치(1904-88)의 작품을 모은 미술관이다. 뉴욕에서 유일하게 한 작가를 위한 뮤지엄이다. 


그러면, 이사무 노구치는 누구인가? 고 김보현(포 김) 화백은 NYCultureBeat과의 인터뷰에서 "1968년 부인 실비아 월드 여사를 만나게 된 파티에 100여명의 미술가들이 모였는데, 당시 아시아계는 자신과 노구치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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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중반 노구치와 조각 츠네코씨. Photo: Jun Miki

  

이사무 노구치는 혼혈이다. 무성영화 시대 배우처럼 미남이었던 노구치의 삶은 자체가 드라마였다.

 

그는 일본의 시인 요네 노구치와 미국의 작가 레오니 길모어가 연애하던 시절 LA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아버지 노구치는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에델 아르메스와 사랑에 빠져 길모어와 헤어진다.  

 

당시 길모어는 임신한 상태로 미국에 돌아와 아들을 낳았다. 아이가 두살 때 아버지는 모자를 초청한다. 길모어는 러일전쟁의 여파로 반일 감정이 팽배하던 미국을 떠나 요코하마로 갔다. 이때 아버지 노구치는 일본 여인과 이미 결혼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아이의 이름은 일본어로 용기(勇)를 뜻하는 '이사무'라고 지어주었다. 


이후 모자는 일본의 여러 곳을 떠돌며 살게 된다. 이들이 시카사키에 살고 있을 때 훗날 미국 모던댄스의 선구자가 된 누이동생 아이리스 길모어가 태어난다.  

 

어머니 길모어는 이사무의 예술적인 소양을 눈여겨보았다. 아들에게 집안 정원을 돌보게 하는가 하면, 동네 목수의 조수로 일하도록 주선했다. 1918년 길모어 가족은 인디애나로 이주해 고등학교를 다녔다. 당시 이사무 노구치의 이름은 ‘샘 길모어’였다. 

 

의사가 되려고 컬럼비아대학교 의대에 진학했던 이사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술학교에서 야간 조각수업을 받는다. 이 학교의 오노리오 루오톨로 교장은 노구치의 작품에 매료되어, 3개월 만에 개인전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노구치는 조각가가 되기로 하고 대학을 중퇴한다. 


어느 날 뉴욕에서 열린 조각가 콘스탄틴 브란쿠시의 전시를 보고 반한 노구치는 파리로 날아간다. 브란쿠지의 스튜디오에서 조수로 3년을 지냈고, 세계 여행을 하면서 국제적인 감각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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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의 인테리어 코트야드.© The Noguchi Museum. Photo: Elizabeth Felicella.  


노구치의 작품은 코스모폴리탄적이었다. 

일본 정원의 고요함, 소박한 일본 도자기, 중국의 묵화기법, 이탈리아 대리석의 순도, 

멕시코의 민중예술에서 두루 영감을 받아 ‘시적이며, 정서적이고 표현적이며 

신비주의적’인 작품을 창작하게 된다.

  

노구치는 조각가이자 건축가, 가구•조명 디자이너에 놀이터•무대•조경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작곡가 존 케이지, 건축가 루이 칸, 시인 에즈라 파운드 등과 공동 작업을 했고, 무용가 마사 그레이함의 무대 디자이너로도 이름을 날렸다.

  

1981년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에 작업실을 갖고 있던 노구치는 퀸즈로 건너왔다. 이스트리버를 낀 롱아일랜드시티의 사진조판공장을 구입한 후 1985년 자신의 작품을 영구 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을 오픈하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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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구치뮤지엄의 전시실 © The Noguchi Museum. Photo: Elizabeth Felicella.   


노구치 뮤지엄에는 10개의 갤러리가 있으며, 소장 작품 258점이 교대로 전시된다. 수요일-일요일 오후 2시엔 노구치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무료 갤러리토크가 진행된다. 로어맨해튼 등 뉴욕 시내 곳곳에도 노구치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갤러리와 정원에서 돌을 예사로 보지 않은 조각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실내와 야외에서 그의 작품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거대한 돌에 표정을 부여한 작품들은 숭고한 아름다움을 발현한다. 돌의 정원에선 ‘우물’ ‘인디안 댄서’와 ‘실습돌’, ‘다섯 번째 돌의 환상’ 등을 볼 수 있다. 


기프트숍의 램프 ‘아카리(akari)’는 노구치가 50년대 흠뻑 빠졌던 종이와 대나무로 만든 조명등이다. 아름다운 선과 우아한 모양새가 집 안에 하나쯤 갖고 싶어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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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구치 숍과 카페는 그가 디자인한 아카리 램프와 가구로 장식되어 있다. © The Noguchi Museum. Photo: Elizabeth Felicella.

  

▶개관시간: 수-금요일(오전 10시-오후 5시), 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월-화요일은 휴관. *매월 첫째 금요일 무료. 

▶티켓: $10(성인), $5(학생•노인)  무료(12세 미만, 공립고교 재학생), 32-37 Vernon Blvd. Long Island City, Queens. www.noguchi.org.

 

 

♣가는 길: 지하철(N&Q 타고 퀸즈 브로드웨이에서 내려 브로드웨이를 타고 10여 블록 내려가면 맨해튼 스카이라인과 함께 버논불러바드에 소크라테스조각공원이 보인다. 여기서 33스트릿으로 걷는다. 월스트릿과 이스트 34스트릿에서 아스토리아 행 이스트리버 페리를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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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4Eat=N•R 트레인을 타고 브로드웨이로 내려가노라면 ‘킹 오브 팔라펠(King of Falafel, 30th St@Broadway)’이에서 냄새가 솔솔 풍긴다. 2010년 뉴욕의 푸드 트럭과 카트 등 거리음식상들의 ‘오스카상’인 벤디상(Vendy Awards) 그랑프리 수상자다. 치킨 오버 라이스, 팔라펠 플래터로 요기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파크에서 피크닉해도 가도 된다. 아스토리아는 한때 그리스 이민자가 운집했던 동네다. 그리스 레스토랑 ‘스타마티스’(Stamatis, 29-12 23rd Ave. 718-932-8596)는 페타 치즈를 올린 그릭 샐러드, 도미, 문어구이, 그리고 디저트로는 달콤한 바클라바로 마감하면 완벽한 그리스 정식이다.

아스토리아의 인기 그리스 레스토랑 타베르나 키클라데스(Taverna Kyklades, 33-07 Ditmars Blvd.)도 좋다. 오래 기다려야하는 것이 흠이다. 그릭샐러드, 정어구이, 문어구이(사진 아래) 추천. http://www.tavernakyclad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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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4See=소크라테스 조각공원(32-01 Vernon Blvd.) 건너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병풍으로, 뉴욕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조숙진, 진 신, 신형섭, 마종일씨 등 한인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갤러리와 달리 놀이터 기구처럼 만지고,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조각도 있어 어린이들이 좋아할 것이다. 여름엔 한국을 비롯, 그리스, 멕시코 등 퀸즈의 민족적 다양성을 조명하는 야외 영화제도 열린다. 한국 영화가 상영될 땐 앞서 전통공연이 펼쳐지고, 한국음식도 차려진다. (32-01 Vernon Blvd.) www.socratessculpturepar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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