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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 코러스 & 오케스트라 10개월째 무급 상태 

임금 30% 삭감 협상 교착...미 유일의 재정지원 중단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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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작곡 '나부코(Nabucco)'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부르는 메트오페라 코러스/ 피터 겔브 메트오페라 단장


메트로폴리탄오페라는 지난해 3월 12일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연이 중단된 후 팬들을 위해 인터넷으로 스트림을 해왔다. 1월 13일 현재까지 무려 44주째 매일 밤 오페라를 무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메트오페라는 한인들이 대거 활동 중인 오케스트라, 코러스 및 무대 담당 직원들과의 임금 협상에서 교착상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무대를 잃은 코러스와 무대를 만들 수 없는 직원들, 그리로 무대 아래서 핏에서 연주하던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올 4월부터 급여 없이 생활해오고 있다. 메트오페라의 피터 겔브(Peter Gelb) 단장(General Manager)은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오케스트라 단원들, 코러스 및 무대 담당 직원 1천여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메트의 경영진은 이들에게 3월 31일까지만 급여를 지불하되, 의료보험료와 악기 보험료 혜택은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들은 뉴욕의 예술가 노조 AFM Local 802에 가입되어 있다. 


메트오페라 코러스에는 소프라노 이승혜(Seunghye Lee), 알토 최미은(Catherine MiEun Choi Steckmeyer), 테너 정연목(Christian Jeong), 이주환(Juhwan Lee), 이요한(Yohan Yi)씨, 메트 오케스트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윤경(Yoon Kwon Costello), 김미란(Miran Kim), 캐서린 심(Catherine Sim), 최아영(Julia Choi), 캐서린 로(Catherine Ro), 이지혜(Jeehae Lee), 앤 리만( Ann Lehmann), 임한샘(Hansaem Lim), 손지현(Ji-Hyun Son, 비올라)씨 등이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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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과 오케스트라. 


메트 측은 이들이 해고(layoff)된 것이 아닌 '고용 정지(a suspension of employment)' 상태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들은 실업수당을 신청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메트의 행정부서는 해고의 대상이 아니며, 임금이 지불되어왔다. 


메트 오페라는 또한, 지난 3월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50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함에 따라 메트 노조의 '불가항력(force mejeure, 예측 불가, 통제 불가의 상황으로 인한 계약 변경 가능)' 조항을 적용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취소괸 공연에 대해 계약 성악가들의 임금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수퍼스타들을 제외한 계약직 성악가들은 졸지에 노래를 잃었고, 수입도 달아났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5월 9일까지의 2019-2020 시즌 공연은 모두 취소됐고, 겔브 단장은 가을에 새 시즌으로 복귀할 것을 약속했었다. 메트오페라는 12월 31일 뉴이어스이브 콘서트로 컴백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2차 파동으로 2020-2021 시즌 또한 취소되기에 이른다. 메트오페라 측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해 오케스트라, 코러스, 무대 담당직원들과 임금을 협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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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5일 온라인 홈갈라 콘서트에서 메트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피터 겔브 단장은 노조 측에 장기 임금 삭감을 수용할 경우 급여를 주당 최고 1천500달러(기본급의 70%)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겔브 단장은 500여 직원들과의 Zoom 화상 회의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급여 30% 삭감하며, 메트의 티켓 판매 수입이 팬데믹 이전으로 복구된 후엔 절반이 복원되는 조건에 동의할 것을 요구했다. 겔브 단장이 예상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매표 수입은 2025년 이후다. 메트오페라 하우스는 3천800석이며, 오페라 청중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년층은 오페라 관람을 기피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매표 수입이 회복되어야만 급여 삭감의 절반이 복원된다는 조건에 강력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겔브 단장의 제안에 따르면, 흥행이 복구될지라도 직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15% 갑소한 급여를 받게 된다. 


겔브 단장은 지난해 3월 메트 시즌을 취소하면서 "131년 역사상 가장 큰 재정적 어려움 중 하나에 직면했다"며 자신의 월급을 사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임금협상 화상 회의에서 "메트가 일어서려면 우리 모두가 재정적인 양보와 희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트오페라의 연간 운영 예산은 3억 달러가 넘는다. 기부금은 2억8천400만 달러이며, 나머지는 티켓 판매로 충당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전 2019-20 시즌에서 예상된 메트오페라의 수입은 8천800만 달러였다. 2021년 가을 시작될 다음 시즌의 흥행 수입은 4천900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메트오페라가 입은 손실액은 1억5천만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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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는 지난 뉴이어스이브 갈라 콘서트(New Year's Eve Gala) 콘서트에 메트의 자체 뮤지션이 아닌 외부 뮤지션들을 기용했다. 이에 메트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인스태그램에 성명서를 올렸다.


"우리는 10개월간 무급 상태였고, 이는 계속될 것입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우리 업계의 국외자입니다. 모든 메이저 오케스트라는 (코로나) 팬데믹 시작 때부터 보상받았습니다. 메트의 경영진은 팬데믹을 기회구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팬데믹 상황을 균형있게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인 위기 계획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영구적인 임금 삭감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삭감은 너무도 커서 오케스트라는 현재의 급여로 돌아오기까지는 4세기 동안의 비현실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독일에서 열린 '메트 스타의 뉴이어스 이브(MET Stars New Year's Eve)' 갈라의 홍보용 비디오를 본 후 저희는 현악 앙상블을 메트가 아닌 뮤지션으로 다시 아웃소싱한 것을 보고 무척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갈라 행사가 유럽에서 열릴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미국 땅에서도 스타 성악가들(예를 들어 매튜 폴렌자니와 앤젤 블루는 메트 갈라를 위해 독일로 날아갔고, 또한, 르네 플레밍, 수잔 그레이함, 이사벨 레오나드, 크리스틴 ㅋ조키, 에릭 오웬스 등등) 그리고, 우리는 과정 중 서로를 도우면서 메트에서 함께 행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https://www.instagram.com/p/CJctDoMA1h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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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마스터 벤자민 보우맨(Benjamin Bowman)이 11월 14일 인스태그램(#bowmanviolin)에 올린 링컨센터의 '메트 스타 라이브 콘서트' 예고 포스터.


이탈리아 출신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Riccardo Muti)는 메트오페라 오케스트라에 동조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시카고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무티는 메트오페라가 저렴하고, 비노조 연주자들을 "아웃소싱하는 공연"에 대해 비판했다. 무티는 "메트, 오케스트라는 예술팀 및 기술 스탭과 함께 인류애의 유산입니다. 예술 세계는 메트처럼 위대한 오케스트라의 존재 자체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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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ier Camarena, Angel Blue, Matthew Polenzani, and Pretty Yende from Germany, Met Opera's New Year’s Eve Gala on December 31, 2020 


한편, 노조 AFM Local 802 측에서는 성명서를 냈다.


노조 측은 "오늘밤 뉴이어스이브 갈라에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배너 아래 비 메트 뮤지션들을 고용한 것은 예술적인 과실이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메트의 경영진이 비윤리적으로 뮤지션들을 아웃소싱할 뿐만 아니라 일반 메트 뮤지션의 계약을 파괴적인 협상으로 치결하기 위해 (코로나) 팬데믹을 이용하려는 시도로 네번째 기금 조성 행사"라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모금 행사는 메트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뉴욕에서 안전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진행될 수 있다. 어떤 예술기관에서도 가장 심각한 공격은 자체 예술가들에 대한 공격이다. 명백히 말해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배너 아래 비 메트 뮤지션들을 고용하는 것은 메트를 예술기관으로서 공격하며, 그곳에서 일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한 모욕이다. 메트 오페라는 자체 뮤지션들을 해고하고, 팬데믹 동안 실질적인 재정 지원이나 생명줄을 제공하지 않은 미국의 유일한 주류 오케스트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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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politan Opera General Manager Peter Gelb (center) on the set of Salome. Photo: Ken Howard/Metropolitan Opera


메트오페라 풀타임 코러스는 2012년 평균 20만 달러에 베너핏 10만 달러, 오케스트라 단원은 평균 20만 달러에 베너핏 8만5천 달러였다. 피터 겔브 단장은 2012년 180만 달러를 벌었으며, 2020년 세금보고에는 145만 달러로 기록됐다. 


한편, 메트오페라는 2018년 #MeToo로 해고한 제임스 리바인(James Levine) 음악감독으로부터 계약위반과 명예훼손 고소를 당해 지난해 9월 35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라노 홍혜경(Hey-Kyung Hong)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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