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3/5-15)

2020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 <4> 내가 누군지 아니(Who You Think I Am)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의 간판 영화제는 가을의 뉴욕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와 봄의 프랑스 영화제(Rendez-Vous with French Cinema)다. 올해로 58회를 맞는 뉴욕영화제(9/25-10/11)는 정치적 올바름(PC)의 시대흐름에 따라 집행위원장은 유진 헤르난데스(Eugene Hernandez), 프로그램 국장은 데니스 림(Dennis Lim)의 비백인 쌍두마차가 이끌게 된다. 한편, 제 25회를 맞은 프랑스 영화제(3/5-15)는 여전히 '불란서 영화' 신작 22편을 상영한다. 올해엔 관객상을 마련했다. 

 

 

내가 누군지 아니(Who You Think I Am/Celle que vous croyez) ★★★★   

페이스북 로맨스의 종말

 

1.jpg

Who You Think I Am / Celle que vous croyez by Safy Nebbou

 

*WHO YOU THINK I AM (2019) 예고편

 

 

프랑스 영화 '중년의 위기' 세번째는 줄리엣 비노슈다. '마술같은 밤에(On A Magical Night)'의 키아라 마스트로얀니처럼 교수로 등장한다. 법대 교수 키아라는 남편과 권태기였지만, 줄리엣은 남편이 바람나서 채인 철학 교수다. 둘다 아들뻘 청년들과 연애놀음을 한다.  

 

'프라하의 봄/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1988)' '퐁네프의 연인들(Les Amants du Pont-Neuf, 1991)', 그리고 세가지 색' '블루' '화이트' '레드'(1993-94)로 한국에서 한때 전성기를 누렸었다. 중년이 된 줄리엣 비노슈가 '진실(The Truth/La Verite)'에서 카트린느 드뇌브의 딸로 나오는 것은 부자연스러웠다. 모처럼 잘 맞아 떨어진 배역이 사피 네부(Safy Nebbou) 감독의 '내가 누군지 아니(Who You Think I Am / Celle que vous croyez)'다. 

 

 

003.jpg

Who You Think I Am / Celle que vous croyez by Safy Nebbou

 

영화는 클레어(줄리엣 비노슈 분)가 테라피스트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클레어는 이혼 후 두 아들을 키우는 불문과 교수다. 청년 루도와 헤어진 후 페이스북을 통해 루도의 룸메이트인 사진작가 알렉스(프랑소아 시빌 분)에 매혹된다. 클레어는 '클라라 안투네스'라는 가명에 20대 미모 여성의 얼굴로 구좌를 만든다. 알렉스의 사진에 'J'aime(Like)'를 누르면서 메시지를 주고 받기 시작하며 중독된다.  

 

 

whoyouthinkiampnv19.jpg

Who You Think I Am / Celle que vous croyez by Safy Nebbou

 

외로운 클레어의 삶에 알렉스가 들어오며 생의 활기를 찾는다. 알렉스와 클레어는 온라인과  전화로 '꿈 속의 연인(夢中人)'이 되고, 이젠 만나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중의 정체성, 가상의 관계에 빠진 클레어는 어떻게 할까? 클레어가 '클라라'를 쓴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리고, 반전이 거듭된다.

 

 

이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SNS) 시대에 사이버 관계의 문제점을 환기시킨다. 하늘의 총총한 별들처럼 수많은 지구촌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천생연분이 된 네티즌도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익명성은 관계의 위험을 안고 있기도 하다. 

 

 

who_you_think_i_am-publicity_still-h_2019.jpg

Who You Think I Am / Celle que vous croyez by Safy Nebbou

 

클레어가 영화 초반에 강의실에서 피에르 쇼델르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Les Liaisons dangereuses)'를 언급하는 것에 복선이 깔려 있다. 감독은 그 위험한 관계를 클레어와 알렉스가 유리벽 사이로 숨바꼭질하는 장면, 벼랑 옆의 벌판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그것은 로맨스가 아니라 호러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차이, 이미지와 실체의 모순을 탐구한다. 내가 원하는 나와 상대가 원하는 나의 사이에서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생의 환희를 누려본 외로운 여인의 위험한 게임, 인간의 욕망에 관한 흥미진진한 영화다. 2019 베를린영화제 상영작. 101분. 3월 6일 오후 6시-사피 네부 감독 Q&A, 3월 9일 오후 2시.

 

 

001.jpg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0

March 5-15, 2020

Walter Reade Theater (165 West. 65th St.)

https://www.filmlinc.org/festivals/rendez-vous-with-french-cinema

 

 

*프랑스의 연인 '카트린느 드뇌브'에 대하여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3/5-15) (1)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The Truth/ La Vérité )' ★★★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3/5-15) (2) 마술같은 밤에(On A Magical Night) ★★★★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3/5-15) (3) 사슴 가죽(Deerskin/ Le dai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