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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ffiti in the Sky 그라운드 제로의 스트릿 아트

월드트레이드센터, 50명 아티스트 착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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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와 월드트레이드센터 캠퍼스 안에 들어간 스트리트 아트. 박주희(Stickymonger)씨의 'Cosmic Traveler'.


9/11 참사 17년 후 그라운드 제로는 쇼핑몰 오큘러스(Oculus)의 날개처럼 부상 중이다. 2013년 4 WTC, 이듬해엔 노스타워 자리에 1 WTC(1776ft)가 오픈했다. 올 6월엔 3 WTC(1079ft, 80층)가 문을 열었으며, 사우스타워 자리에는 2 WTC가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2 WTC는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자본을 토대로 첨단 고층빌딩이 올라가는 로어맨해튼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스트릿 아트(Street Art),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는 부조화처럼 보이는 미술이다. 스트릿 아트는 저개발의 가난한 동네나 허름한 빌딩, 또는 노쇄하고 지저분한 지하철을 연상시키는 미술이기 때문이다. 허나, 뉴욕은 동서남북이 만나고, 어우러지는 세계의 용광로, 샐러드 볼이 아니던가? 하지만, 무채색의 금융타운 그라운드 제로의 느닷없이 등장한 형형색색의 스트릿 아트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고, 그 배경은 씁쓸하다. 



WTC 개발업자 래리 실버스타인과 WTG 디렉터 더그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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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World Trade Center 부지 벽화를 장식한 스트릿 아트.


아트 전문 웹사이트 하이퍼알러직(Hyperallergic)에 따르면, 월드트레이드센터 캠퍼스에 스트릿 아트가 등장한 것은 두 인물의 합작이었다. 로어맨해튼의 월드트레이드갤러리(World Trade Gallery) 디렉터 더그 스미스(Doug Smith)가 2013년 오픈한 4 WTC의 개발업자 실버스타인 프로퍼티(Silverstein Properties)의 마케팅매니저 다라 맥퀼란(Dara McQuillan)과 대화 중 우연히 이루어졌다. 월드트레이드갤러리는 1981년 한인 전영일씨가 오픈한 화랑 겸 표구, 액자 숍이다. 2009년 딸 제인 전과 사위 더그 스미스가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 이름은 '하늘 위의 낙서(Graffiti in the Sky)'. 뉴욕의 스트릿 아티스트 50명을 모아 9/11 메모리얼이 내려다보이는 4 WTC 69층에 3만4천평방피트 공간에 작업을 하도록 위임했다. 원래 이 프로젝트는 2016년 9/11 15주년 때 '거리에서 탑으로: 뉴욕시의 삶(Streets to Towers: Life in NYC)'이라는 타이틀의 특별전으로 기획된 것이었다. 사무실로 대여될 때까지 임시로 전시될 작품들었다. 하지만, 전시는 무산됐고, 작품들은 고스란히 69층에 남았다. 실버스타인측은 작가료를 주지 않았고, 캔버스를 제공한 만큼 작품은 두고 가야 한다고 더그 스미스가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전 무산, 월 277만불 렌탈 사무실로 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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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아티트스 토드 그레이(Todd Gray)의 팝 아트 스타일 뮤럴.


그러다가 2017년 스웨덴의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스포티파이(Spotify) 본부가 공간을 비롯 14층을 17년간 5억6600만 달러 렌트 계약을 맺었다. 월 렌트 277만 달러 격이다.  스포티파이는 쿨한 뉴욕의 스트릿 아트에 반해 그대로 보존하면서 인테리어를 보완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스트릿 아티스트들은 공짜로 데코레이션을 해준 모양이 되었다.


4 WTC에 참가했던 스트릿 아티스트 50명은 실버스타인 측으로부터 작품료는 커녕 재료비조차 보상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작품은 고스란히 공간에 남겨졌다. 69층은 '하늘 위의 갤러리' '하늘의 그래피티'는 제한된 일반인들만 갈 수 있었다. 많은 참가 아티스트들은 돈 한푼도 받지 못했지만, 4 WTC에서 작업하는 것을 처음엔 특권으로 여겼으며, 언젠가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 


한편, WTC 사우스타워가 서있던 오큘러스 건너편의 2 WTC(그리니치, 베시, 처치 스트릿)는 월드트레이드센터 캠퍼스의 마지막 건축 프로젝트다. 실버스타인 측은 스트릿 아티스트들을 다시 불러 2 WTC 부지에  벽화를 작업하도록 위임했다. 


실버스타인 프로퍼티가 뉴욕/뉴저지 포트오소리티(항만청)와 공동으로 추진한 이 벽화 프로젝트는 올 6월 공개됐고, 4 WTC와는 달리 그나마 오가는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얼마 받았을까?  그리고, 벽화 프로젝트에 참가한 화가들은 2천달러에 재료비를 추가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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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World Trade Center 벽화를 그린 스트릿 아티스트들은 2천달러와 재료비를 받았다.



제값 못받는 스트릿 아티스트들


뉴욕타임스는 올 6월 1일 2 WTC의 벽화 프로젝트 아티스트들을 소개했다. 한인 스티키몽거(Stickymonger, 본명 박주희)를 비롯, 토드 그레이(Todd Gray), 헥타드(Hektad), 부기레즈(BoogieRez), 그리고  부부 화가 치논 마리아(Chinon Maria)와 세바스찬 미트레(Sebastian Mitre)가 선정되어 빌딩 부지를 버스로 알록달록한 스트릿 아트로 단장됐다.  


WTC 프로젝트에 참가한 스트릿 아티스트들은 아마추어가 아니다. 스티키몽거(Stickymonger)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 박주희(Joohee Park)씨는 접착제 비닐을 잘라 판타지 이미지를 제작한다. 벽화 '우주 여행자(Cosmic Traveler)'는 외딴 행성에서 온 소녀가 마술의 문을 발견한 후 여행하는 이미지다. 스티키 몽거는 4 WTC에서도 작업했다. 브롱스 출신 헥타드(Hektad)는 Love의 모자이크 'Amor es Amor' 작업에 300여통의 스프레이 페인트를 썼다.


호주에서 온 일러스트레이터 브롤가(Brolga)는 프랫인스티튜트에 유학 중 스트릿 아트를 시작했다. 2016년 무하마드 알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브루클린에 알리 벽화를 그리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LA 출신 토드 그레이(Todd Gray)는 1960년대 팝아트에서 영향을 받은 회화와 조각 작업을 30여년간 해왔다. 그레이는 현대 팝아트, 만화, 수퍼히어로, 해쉬태그와 이모지 모티프를 즐겨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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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논 마리아와 세바스찬 미트레의 'Vesey Street in Bloom'.


치논 마리아와 세바스찬 미트레는 자신들의 러브 스토리를 담은 'Vesey Street in Bloom'을 공동으로 그렸다. 이들은 벽화 작업 중 약혼했고, 결혼에 이르렀다. 일본 출신 리사 토치키(Risa Tochigi)는 브루클린, 덴버, 업스테이트 뉴욕 포킵씨에 벽화를 그렸으며, 일명 리사 부기(Riiisa Boogie)로 통한다. 


4 WTC에는 스티키몽거 외에도 브루클린의 디지털 아티스트 박태주(Taezoo Park)씨가 'DIGITAL BEING: TV BEING'을, 프랑스 출신으로 서울에서 성장한 멀티 미디어 작가 버티 삼손(Bertie Sampton, L.E.G.)은 'LIGHT PRINT'를 제작했다. 



Artists: Graffiti in the Sky at 4 World Trad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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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 TOWER" STICKYMONGER - @StickyMonger/ "21 CHARACTERS" SONNI/ "PAST, PRESENT, FUTURE NYC" CHINON MARIA/ “PORTRAITS: LARRY SILVERSTEIN” HUGO BASTIDA“FLYING STRIPES” LAUREN YS - @Lolo.ysS/ "WE TRUST MORE THAN WE HATE" CERN - @Cern/ “LIGHT PRINT” L.E.G. + ITAEWON/"II" RUBIN 415/“VANDAL GUMMY BLUE & RED” WhIsBE/ “$10 BILL” DAVID HOLLIER/ “NO BRAIN NO PAIN” RON ENGLISH/ “PERSEVERE” BASIL - @Basilimo/ “IN BLOOM” DUDA - @Duda/ "TAKE TIME" JACK FOX - @1985artists/ “UNTITLED” CONRAD STOJAK/ “COMING TO AMERICA” BRADLEY THEODORE/ “STAND OUT STAND PROUD” DOMINIC PATTINSON/ “STRIPES AND STILETTOS” GUMSHOE/ “BEAUTIFUL CLEANUP” LAYER CAKE + BELOWKEY, JOE LaPADULA, JENNA KRYPEL/ “BEAUTIFUL CLEANUP” LAYER CAKE + JOE LaPADULA, JENNA KRYPEL/ “KING OF THE CONCRETE JUNGLE” ZIMER/ “HOPE 4 TOMORROW” SCOTT WALKER/ “IN THE BIG CITY” CHRISRW K/ “WHEN I CLOSE MY EYES I IMAGINE A USONIAN CITY OF DREAMS” IAN “HYDEON” FERGUSON/ "SUNSET SILVER" DIMENSION ROCK - @DimensionRock/ “THRESHOLD APPREHENSION” HELLBENT/ “UNTITLED” UR NEW YORK/ “DIGITAL BEING: TV BEING” TAEZOO PARK/ “4” FANAKAPAN   https://www.wtc.com/street-art



파이브 포인츠(5 Pointz)의 전설


스트릿 아티스트들이 월스트릿과 개발업자들의 탐욕에 피해자가 됐을까? 스트릿 아트는 공짜가 아니다. 7트레인이 지나가는 MoMA PS1 인근 '파이브 포인츠(5 Pointz)'의 케이스를 돌이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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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ointz, 2013  Photo: Ezmosis/Wikipedia


파이브 포인츠는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에 자리한 두 벽화 건물이었다. 이 건물들은 1892년 수도 계량기를 만드는 공장 넵튠 미터(Neptune Meter) 용으로 건축됐다. 1990년대 초 개발업자 제리 월코프가 건물을 미술가들에게 스튜디오로 대여하기 시작했고, 한때 최대로 200여명까지 작업했다. 이후부터 화가들은 건물 벽에 스트릿 아트를 그리면서 명소가 된다.


2002년 그래피티 아티스트 조나단 코헨이 뉴욕시 5개 보로(맨해튼, 브루클린, 퀸즈, 브롱스, 스태튼아일랜드)를 의미하는 5포인츠(5 Pointz)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고, 이 건물들은 '그래피티 아트의 메카'로 떠오르게 된다. 


2013년 월코프가 5포인츠를 철거하고, 콘도 아파트 빌딩을 세울 계획을 발표하자 아티스트들이 이에 대해 항의하며,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건물 두채는 2014년 완전히 철거됐으며, 각각 48층, 41층에 총 1천115채의 아파트가 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다. 최근 연방 판사는 5포인츠 벽화에 참가한 아티스트 21인에게 작품 배상금으로 675만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000.jpg *브루클린 부쉬윅의 스트릿 아트 

*로어이스트사이드의 스트릿 아트

*FIT 담벼락의 스트릿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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