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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Grant Wood: American Gothic and Other Fables

왜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고딕'에 열광하나?


Mar 2–Jun 10, 2018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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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t Wood, American Gothic (1930), Oil on beaverboard, Art Institute of Chicago,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Mona Lisa)'나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The Scream)' 만큼 유명한 미국 회화는 무엇일까? 잭슨 폴락의 추상화도,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도 아니다. 그랜트 우드(Grant Wood, 1891–1942)의 '아메리칸 고딕(American Gothic, 1930)'이다.


'아메리칸 고딕'은 '모나리자'나 '절규'처럼 미술사의 걸작은 아니다. 그랜트 우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에드바르트 뭉크처럼 거장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 농가를 배경으로 쇠갈퀴를 들고 있는 농부와 부인(혹자는 딸로 해석)의 초상은 사진, 잡지 표지, 광고, 만화까지 수없이 패러디되어왔다.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Art Institute of Chicago)가 소장한 그 문제작 '아메리칸 고딕'이 뉴욕에 왔다.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은 3월 2일부터 6월 10일까지 여는 특별전 '그랜트 우드: 아메리칸 고딕과 그밖의 우화들(Grant Wood: American Gothic and Other Fables)'의 센터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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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고딕' 패러디



그러면, 왜 미국인들은 '아메리칸 고딕'에 열광할까?


그랜트 우드는 자신의 고향인 아이오와주 엘던 타운의 한 고딕 리바이벌(목수 고딕) 양식 주택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첨탑 교회로 상징되는 유럽의 고딕 건축양식을 미국에서 주택건축에 활용한 것이 목수 고딕(Carpenter Gothic) 양식이다. 그랜트는 유럽에 네차례 가서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를 공부했으며,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얀 반다이크의 영향을 받았다. 우드는 교회 건축양식이 미국 농가의 조잡한 집 창문에 엉성하게 응용된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이 주택의 고딕 아치형 창문을 배경으로 이 집에 살고 있을 만한 부부로 치과의사 바이런 맥키비와 여동생 난 우드를 모델로 그렸다. 괴퍅해보이는 농부는 셔츠, 데님 멜빵 작업복 위에 검은 재킷을 걸치고 쇠갈퀴를 들고, 무뚝뚝한 표정의 부인은 흰 컬러의 셔츠가 달린 드레스 위에 밤색 에이프런을 입고, 빅토리안 스타일의 카메오 브로우치를 달았다. 그녀의 머리카락 한가닥이 내려져 있고, 농부의 쇠갈퀴는 농부의 셔츠 무늬, 뒤의 고딕 창문과 조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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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과 실제 모델인 낸 우드와 치과의사 바이런 맥키비씨.


하지만, 우드의 여동생은 치과의사보다 나이가 33세나 어린 자신이 부인으로 묘사되는 것에 불평하며, 자신은 그의 딸이라고 우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랜트 우드 자신은 부부인지, 부녀인지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그랜트 우드는 이 그림을 캔버스에 그리지 않고, 건축재료인 섬유판 비버보드(Beaver Board)를 썼다. 그리고,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의 콘테스트에 출품했다. 심사위원 한명이 '코믹한 발렌타인 카드'라고 평가절하했지만, 이 작품에 매료된 뮤지엄의 파워풀한 후원자가 심사위원단을 설득해서 동메달과 상금 300달러를 주었다. 그리고, 후원자는 뮤지엄 측에 회화를 구입하도록 설득해서 '아메리칸 고딕'은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아메리칸 고딕'은 시카고, 뉴욕, 보스턴, 캔사스시티, 인디애나폴리스까지 신문에 나면서 혹평과 찬사로 갈리게 된다. 그의 고향인 아이오아의 주민들은 "초췌하고, 엄숙하며, 성경 신봉하는 금욕주의자들"의 이미지에 격분했다. 아이오와주의 한 농부아내는 우드에게 강타를 날리겠다고 했는가하면, 어떤 이는 우드의 귀를 물어 뜯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랜트 우드는 "난 충성스러운 아이오와인이며, 아이오와인들을 풍자한 것이 아니라 감사를 표한 것이다. 아이오와에 감사하기 휘해 프랑스로 갔다"고 항변했다.  


한편, 당대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과 크리스토퍼 몰리는 미국사회의 억압, 편협한 시골 생활에 대한 풍자라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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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t Wood, Self-portrait, 1932, Figge Art Museum


'아메리칸 고딕'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


# 소박한 농가의 초상

시골 농가 부부와 쇠갈퀴로 농촌의 가치를 묘사했다. 그랜트 우드는 파리에서 보헤미언처럼 살았다. 하지만, 도시화와 산업화, 동부 미술계의 우위에 저항하며  토마스 하트 벤턴과 존 스튜어트 커리처럼 중서부의 지역주의(Regionalism)를 지향했다. 그는 "농장에서 젓소를 짜면서 모든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 구식 애도의 초상화

배경인 주택의 위와 아래 창문은 대낮에도 닫혀있는데, 이는 빅토리아 시대 미국(1837-1901)의 풍습이었다. 여인이 에이프런 밑에 검은 상복 차림이며, 마치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다. 그랜트 우드는 10살 때 아버지 사망 후 영구차용 차고 위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다고 한다. 그는 죽음을 염두에 두고 그렸을 것이라는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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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t Wood, American Gothic (1930), Oil on beaverboard, Art Institute of Chicago,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 금욕주의의 초상화

여인의 삐져나온 머리카락과 카메오 브로치,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빅토리안 시대의 성적인 억압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다. 


# 유럽 문화의 미국 이식

고딕양식은 유럽의 교회 건축양식이다.  미국의 중서부 농가에서 싸구려 주택을 지으면서 접목한 '목수 고딕' 하우스는 유럽에서 미술을 공부했던 그랜트 우드의 눈에 코믹한 광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드는 농부와 아내를 신부와 수녀처럼 묘사한 것 뿐이다. 교회였다면, 신부는 성경을 들고 있었을 것이다.


# 대공황을 극복하는 미국인상

 1929년 10월 24일 뉴욕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기, 미국인의 견고한 개척정신을 묘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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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don Parks, American Gothic, Washington, D.C., 1942 


'아메리칸 고딕'은 그랜트 우드가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미국인들에겐 자신들의 자화상처럼 보인다. 중서부의 시골 농부들에겐 부인하고 싶은 초상이며, 여성들에겐 가부장제에서 억압된 모습이며, 공황기 미국인들에겐 불굴의 의지를 부추기는 포스터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사진가 겸 영화감독인 고든 팍스(Gordon Parks)가 워싱턴 D.C.의 흑인 청소부를 성조기 앞에 세운 흑백 사진 'American Gothic, Washington, D.C.'(1942)로 패러디했다. 이후 브로드웨이 뮤지컬 '뮤직 맨(The Music Man)' '록키 호러 픽쳐쇼(The Rocky Horror Picture Show)'에서 패러디했으며, 광고, 만화, 잡지 표지, 포르노까지 패러디가 속출하며 클래식 아이콘으로 남았다.  


'아메리칸 고딕'은 2016년 파리 오랑쥬리 뮤지엄(Musée de l'Orangerie)에서 해외 최초로 전시됐으며, 지난해엔 런던 로열아트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에도 선보였다. 그리고, 3월 2일부터 휘트니뮤지엄의 그랜트 우드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99 Gansevoort Street, New York
개관 시간: 일, 월, 수,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금,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화요일 휴관 
입장료: $22(성인) $18(노인/학생) 무료(18세 이하), *맘대로 내세요(금요일 오후 7-10시) http://whitney.org


delfini2-small.jpg *미국 작가 발굴하는 휘트니뮤지엄 가이드

*2017 휘트니 비엔날레를 가다

*1980년대 미국회화 휘리릭 보기@휘트니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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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휘트니 비엔날레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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